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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전'에 힘 쏟는 北... 헌법절 맞아 "반사회주의 현상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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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전'에 힘 쏟는 北... 헌법절 맞아 "반사회주의 현상 억제"

입력
2021.12.2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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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강경 메시지 발신 위한 정지 작업 분석도
통일부 "北, 대화의 문 열고 관여·협력 나서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북한이 연말 '사상전'에 주력하고 있다. 27일 사회주의헌법 제정을 기념하는 헌법절을 맞아 지난해 말 채택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언급하는 등 엄격한 법 집행을 강조하고 나섰다. 연말 결산을 위한 전원회의 개최에 앞서 사상 무장을 통해 체제 안정과 강화를 위한 대내 정비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사회주의헌법을 철저히 구현해 우리의 국가사회제도를 더욱 공고 발전시키자'는 사설을 통해 "공화국법에 의해 우리 내부를 좀먹는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적 현상들이 억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해 말 제정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내세우며 "반사회주의 사상 문화의 유입, 유포 행위를 막고 우리의 사상과 정신, 문화를 수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법은 한국 등 외부 문화를 유포하거나 시청한 사람을 처벌하는 내용으로, 최고 사형까지도 가능하다. 외국 문물에 익숙한 청년세대의 사상 이완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북한 당국의 강도 높은 사상 통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10년 새 도드라진 현상이다. 국제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이 1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김 위원장 집권 후 채집된 처형 장소 관련 기록 27건 중 '남한 영상을 시청하거나 배포한 혐의'로 공개 처형된 사례는 7건으로 가장 많았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제정 후 더욱 활발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영환 전환기정의그룹대표는 "북한이 반동문화사상배격법 제정으로 한국 영상 시청 혐의에 대한 처형을 합법화했고, 이에 대한 처형이 활성화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당 전원회의 개최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전원회의의 구체적인 개최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김 위원장이 북한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된 30일을 앞두고 열릴 가능성이 크다. 한 해 성과를 결산하는 전원회의 개최 전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시키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대화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이중 기준 및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관철시키기 위한 정지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사상을 결속하면서 폐쇄성을 드러내는 것은 대외적으로 강경 정책을 취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며 "앞으로 주민들의 사상을 단단히 조이는 대내 정비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북한의 유화 메시지를 기대하고 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가 대화와 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 의지를 일관되게 밝혀온 만큼, 북한도 우리를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대화의 문을 열고 관여와 협력의 길에 나서는 것으로 새해 첫걸음을 떼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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