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성탄절 메시지에서 대화를 통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세계 각지의 갈등 속에서 대화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서방과 러시아 간에 군사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문제를 꺼낸 것이다.
25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는 열린 성탄절 미사에서 성탄 메시지 및 강복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온 세계에'라는 뜻의 라틴어)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시리아, 예멘, 이라크, 레바논에 더해 최근 분쟁 지역으로 부상한 우크라이나와 에티오피아를 언급하며 "우리는 (분쟁의) 엄청난 비극에 익숙해진 나머지, 침묵에 도달했다"면서 "수많은 형제자매의 고통과 괴로움의 외침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황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사회적 관계 형성을 위한 능력이 크게 시험 받고 있고, 서로 대화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각국의 고립주의 경향을 경고하고, 세계의 갈등 해결을 위한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반 러시아 정부가 들어선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의 군사동맹인 나토(NATO) 가입을 추진하자, 러시아가 국경지역에 병력을 집결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또 교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특히 봉쇄로 인해 여성과 아동·청소년 폭력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우려했다. 교황은 "약자에게 건강을 부여하고, 모든 이가 이번 건강 위기와 영향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도록 격려해달라"며 "필요한 의료 서비스, 특히 백신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 달라"고 전했다.
교황의 성탄 메시지 낭독과 강복은 성베드로대성당 2층 중앙에 있는 '강복의 발코니'에서 이뤄졌다. 이날 성베드로 광장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천명만 모였다. 교황은 작년에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발코니가 아닌 성당 안에서 메시지를 전달했다. 당시 이탈리아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따라 교황의 메시지는 TV로만 생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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