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갈비 전문점 '조박집' 조형일 대표
코로나 2년간 직원 감축 없이 되레 충원
“액수는 크지 않았지만 감동이었죠. 또 지금 여기서 일하는 게 우리에겐 크리스마스 선물입니다.”
서울 마포의 돼지갈비 전문점 ‘조박집’ 직원들은 코로나 위기를 건너는데, 대표의 특별 보너스가 큰 힘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반토막 난 가게 매출에도 불구하고 조형일(49)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30명의 직원들이 계속 일하게 했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영업 손실보전금도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돌린 터다.
22일 찾은 조박집은 코로나19로 혹독한 겨울을 보내는 여느 식당보다 확연히 밝았다. 직원들의 표정이 달랐다. 서로의 일을 거들며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에 43년 된 노포를 감싸고 도는 공기까지 더해져 따뜻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서울서 양념돼지갈비로 이름난 ‘조박집’도 코로나19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 이전 4개 점포(카페 1곳 포함)의 연매출이 50억 원에 달했으나,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매출이 반 토막이 났다. 조 대표는 인건비 마련도 빠듯해지자 지난해 8월 신용보증재단에서 12억 원을 빌렸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매출은 줄고, 대출 이자까지 올라 자본금은 점차 바닥을 드러냈다. 2008년 부모로부터 가게를 물려받은 뒤 중소기업급으로 성장시킨 ‘조박집’이 여기서 꺾이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조 대표는 직원을 더 생각했다. 지난 9월 정부에서 준 손실보상금 1,025만 원 전액을 선뜻 직원들의 상여금으로 내놨다. 그는 “코로나로 경영자인 나도 힘들었지만, 직원들은 더 힘들 거라 생각해 적은 액수지만 고마움의 표시로 건넸다”고 쑥스러워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상당수 식당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과 달리 그는 직원 모두를 다독이며 자발적 퇴사도 막았다. 오히려 "직원들이 편해야 한다"며 직원 4명을 더 뽑았다. 코로나 기간 퇴사한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의 남다른 배려로 조박집 직원 30명 중 40년 된 최고참 등 절반 이상의 근속연수는 5년 이상을 자랑한다. 이 업계에선 흔치 않은 일이다.
25년 차 직원인 최여진(58)씨는 “경영이 가장 힘들 때 직원부터 챙기며 뜻밖의 선물까지 줘 큰 힘이 됐다”며 “새해엔 손님이 다시 북적거렸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안으론 따뜻한 조 대표지만, 밖을 향해선 날을 세웠다. 정부의 자영업자 지원 정책이 주먹구구식이라는 대목에서였다. 그는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시키면 다 따랐다”며 “손실보상 취지에 맞게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줄어든 매출만큼 보전해주는 진정성을 보여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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