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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해각' 문근영이 전할 이별 치유법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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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해각' 문근영이 전할 이별 치유법 [종합]

입력
2021.12.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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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희 PD와 배우 문근영 조한선 강상준이 '기억의 해각'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KBS 제공

이웅희 PD와 배우 문근영 조한선 강상준이 '기억의 해각'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KBS 제공

'기억의 해각' 배우 문근영이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돌아왔다. 매 작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남겼던 문근영이 2년 만의 공백기를 딛고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24일 KBS 드라마 스페셜 2021의 마지막 단막극 '기억의 해각'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웅희 PD와 배우 문근영 조한선 강상준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은 알콜릭(알콜중독)이던 남편을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던 아내가 도리어 알콜릭이 되어 치유되지 못한 상처 속을 헤매다 미지의 소년을 만나는 이야기를 다뤘다. 낡고 초라해진 남편에 대한 사랑의 끝을 이야기할 문근영과 알콜중독 완치 후 후회로 점철된 삶을 사는 조한선, 그리고 신비로운 미지의 소년 강상준이 아슬아슬한 스토리를 그려낸다.

문근영의 2년 만 안방극장 복귀

문근영이 '기억의 해각'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KBS 제공

문근영이 '기억의 해각'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KBS 제공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 '마을 – 아치아라의 비밀' '유령을 잡아라' '사도' '유리정원' 등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인상 깊은 연기를 남겼던 문근영이 안방극장 복귀를 알렸다. 특히 지난 2019년 방송된 tvN 드라마 '유령을 잡아라' 이후 2년 넘게 공백기를 가졌던 문근영의 신작에 기대감이 모인다.

'기억의 해각'에서 문근영은 낡고 초라해진 삶을 살아가는 오은수 캐릭터의 미묘한 심리를 디테일하게 그려낸다. 먼저 문근영이 '기억의 해각'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노 개런티로 출연을 결정했다는 것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문근영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를 떠올리며 "저도 모르게 감정 이입이 됐다. 다 읽고 엉엉 울었다. 꼭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 잘 이해하고 표현해서 이 감정을 시청자들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참여 계기를 짚었다.

특히 문근영은 이번 작품으로 기존 이미지와 달리 파격적인 캐릭터를 소화하게 됐다. 문근영에게는 늘 변화에 대한 갈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장르에서 수많은 캐릭터를 만나면서 항상 연기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문근영이다. 문근영에게 이번 작품은 힘들지만 즐겁고 잘 해내고 싶다는 원동력으로 남았다. 그는 "늘 변화하고 성장하고 싶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과감한 선택을 했다. 제가 이렇게 과감할 수 있었던 힘은 캐릭터와 대본으로부터 나왔다"고 전했다.

대본의 몰입력 살리기 위한 배우진의 노력

문근영 조한선 강상준이 '기억의 해각'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KBS 제공

문근영 조한선 강상준이 '기억의 해각'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KBS 제공

앞서 이웅희 PD는 대본을 접한 후 걱정에 빠졌다고 토로했다. 대본 속 감정적인 변화와 깊이를 고스란히 담아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본이 가진 메리트를 느끼고 도전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표현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이웅희 PD는 주인공들의 감정선에 초점을 뒀고 배우들이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기억의 해각'은 보통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낡고 초라해진 사랑을 이야기한다. 또한 지친 현실에도 끝까지 사랑을 놓지 못하는 후회와 미련을 담아낸다. 알콜중독이라는 설정을 가진 캐릭터들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또 이들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놓지 못하는 사연이 그려진다.

드라마 스페셜에 처음 참여한 조한선은 "대본 속 시적인 대사들이 너무나 좋았다"면서 이야기가 가진 힘을 신뢰했다. 좋은 대본은 배우들을 도전하게 만들었고 만족스러운 결과로 남았다. 특히 전작 '스토브리그'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조한선의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조한선이 짚은 이번 작품의 주안점은 '감정 변화와 욕망'이다. 그는 "짧은 작품이었지만 고통스러웠다. 굉장히 (작품에) 빠져 있었다. 문근영 씨가 너무나 좋은 에너지를 줬다"고 밝혔다.

이웅희 PD는 '기억의 해각' 라인업에 대해 "제가 배우들을 캐스팅한 게 아니라 간택을 받았다"면서도 "문근영 배우는 보통 귀여운 이미지로 기억되지만 저는 서글픈 느낌을 갖고 있었다. 이 캐릭터를 잘 소화할 것 같았다. 조한선 배우님은 정말 눈이 매력적이다. 상준 배우님은 멀쑥하고 점잖은 이미지다. 처음에는 안 어울릴 것 같았지만 두 번째 만남에서 순간 보이는 모습에서 해각의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웅희 PD는 극중 많은 분량 내내 술에 취한 연기를 해야 했던 문근영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두 주연의 호흡도 좋았다. 문근영은 "조한선 오빠를 보면 제가 자연스럽게 캐릭터가 됐다. 저도 모르게 '여보'라고 부르는 게 익숙했다. 배우로서 참 감사했다"고 유대감을 전했다. 조한선도 "왜 문근영이라는 배우 앞에 연기라는 수식어가 붙는지 알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각 배우들이 생각하는 이별 치유법은 무엇일까. 문근영은 "좋은 이별도 없고 자연스러운 이별도 없다. 이별을 고스란히 인정해야 한다. 아프고 괴로워도 이별이라고 받아들여야 다음 시작을 할 수 있다"면서 깊은 가치관을 드러냈다. 강상준은 "이별을 앞두고 '불멍', '물멍' 등 차분한 시간을 갖는다"고 전했다.

이처럼 낡고 초라해진 삶, 그리고 껍데기만 남은 남편과의 사랑과 이별하고자 하는 여자 이야기를 담은 '기억의 해각'은 이날 방송된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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