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기 후반 한반도는 지금보다 최대 6도가량 뜨거워지고, 1년 중 절반이 여름으로 뒤덮일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일수는 최대 80일 증가하고, 열대야는 더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3일 이 같은 전망을 담은 '남한 6개 권역별 기후변화 전망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IPCC 6차평가보고서의 신규 온실가스 경로(SSP). 기상청 제공
IPCC 6차 평가보고서 토대로 남한 기후변화 분석
이번 분석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평가보고서의 '신규 온실가스 시나리오(SSP)'를 토대로 이뤄졌다. SSP는 6차 평가보고서에서 처음 도입된 개념이다. 기후변화 적응,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인구, 경제, 토지 이용 및 에너지 사용 등 고려 요소들을 기존 시나리오 ICP보다 더 잘 반영하기 위해 개발한 모델이다.
기상청은 SSP 중 '고탄소 시나리오', '저탄소 시나리오' 2개를 바탕으로 남한지역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고탄소 시나리오는 현 수준과 비슷하게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하는 경우이고, 저탄소 시나리오는 온실가스를 현저히 감축해 2070년 탄소중립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탄소 배출 줄이지 않으면 갈수록 기상 악화
우선 우리나라는 21세기 전반기(2021~2040년)부터 기온이 확연히 오른다. 고탄소 시나리오에 따르면 21세기 전반기에는 1.5℃, 중반기엔 2.9℃, 후반기엔 6.3℃까지 오른다. 저탄소 시나리오의 경우 전반기는 1.3℃로 고탄소 시나리오 때와 큰 차이가 없지만, 중반기와 후반기에는 각 1.6℃, 2.3℃에 그친다. 탄소 배출을 적극 감축했을 경우 기온 상승이 상당히 억제되는 것이다.
강수량도 전반기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중·후반기로 갈수록 차이가 뚜렷해진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중반기 이후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후반기 강수량이 현재 대비 18% 늘어난다.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후반기에도 현재 대비 3% 정도 증가하는 데 그친다.
이렇게 덥고 비 오는 날씨로 바뀌면서 남한의 경우 겨울은 3개월 미만으로 짧아지고, 여름은 4~6개월로 늘어난다. 현재 평균 97일 수준인 여름이 21세기 후반기에는 129~170일 정도로 늘고, 겨울은 107일에서 39~82일간으로 축소된다.

IPCC 6차 평가보고서를 토대로 분석한 남한 기후변화 전망. 기상청 제공
중부지방 변화가 가장 심해
수도권 등 남한을 6개 권역으로 나눠봤을 때 권역별로도 약간씩 차이가 있다. 고탄소 시나리오에 따르면, 폭염일수의 경우 현재 경상권이 12일로 가장 많지만, 21세기 후반기에는 수도권(86.4일)과 충청권(89.1일)에서 경상권(82.9일)보다 더 잦은 폭염이 발생한다. 폭염일수는 하루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날의 연중 일수를 가리킨다.
여름철 하루 최저기온도 중부지방 상승폭이 남부지방보다 크게 나타난다. 또 현재는 제주권이 25.6℃로 중부지방보다 높지만 21세기 후반기 들어서는 중부지방이 제주권보다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하루 최대 강수량은 제주권이 현재 대비 56% 증가해 가장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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