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EcoKnow] 아기들은 왜 엄마를 좋아하는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EcoKnow] 아기들은 왜 엄마를 좋아하는가?

입력
2021.12.26 18:00
수정
2021.12.26 21:38
11면
0 0

-붉은털원숭이에게서 배우는 접촉 위안의 의미

‘왜 아기들은 엄마를 그토록 좋아하는가’라는 질문에 가장 흔하게 나오는 답변은 엄마가 아기의 생존에 꼭 필요한 먹을 것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1958년 미국의 심리학자 해리 할로 위스콘신대 교수는 ‘헝겊 엄마, 철사 엄마’라는 재미있는 실험을 하였다. 이 실험에서 붉은털원숭이 새끼는 진짜 어미와 격리된 채 철사 대리모와 헝겊 대리모에게 양육되었다. 한 엄마는 가슴에 우유병을 달고 먹을 것을 주는 철사 엄마였고, 한 엄마는 부드러운 헝겊으로 감싼 엄마였다. 생존을 생각한다면 철사 엄마와 가깝게 지내야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새끼원숭이는 우유를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온종일 헝겊 엄마와 보냈다. 자라서 몸이 커지자 우유를 먹을 때도 손과 다리는 헝겊 엄마에게 두었다. 할로 교수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접촉을 통해 위안 즉, 마음의 안정을 얻게 된다는 의미에서 이 과정을 ‘접촉 위안’(contact comfort)’이라 불렀다.


붉은털원숭이 새끼는 헝겊 엄마와의 부드러운 접촉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붉은털원숭이 새끼는 헝겊 엄마와의 부드러운 접촉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인간도 기능적 혜택보다 심리적 위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양이 적어도 보기 좋은 음식을 선호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애착인형을 구매하기도 한다.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접촉위안 심리를 반영해서 자사 상품에 기능적 특성뿐 아니라 심리적 특성을 부가하려고 노력한다.

박카스는 1961년 처음 출시된 후 피로회복제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까지 212억 병이 팔려, 그동안의 박카스 병을 줄 세우면 지구를 55바퀴나 돌 수 있다. 그런데 박카스의 이러한 성과는 제품 품질보다는 광고 캠페인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박카스는 우리 이웃이나 내 가족이 흔히 겪는 고단한 삶 속의 에피소드를 소재로 삼으면서 동병상련의 마음과 위안을 느낄 수 있는 광고 캠페인으로 국민적 사랑을 받아왔다.

기술이 발전하고 경쟁이 심화될수록 기능적인 측면에서 차별성을 개발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따뜻함과 위안을 줄 수 있는 심리적 차별성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준엽 경희사이버대 마케팅ㆍ리더십경영학부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