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햄 2-1 꺾고 리그컵 준결승 진출
콘테 부임 후 빨라진 '우승컵 시나리오'
리그컵 우승 땐 손흥민 생애 첫 트로피
코로나 후유증·빠듯한 지옥 일정 변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토트넘에 부임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13년 무관의 설움은 예상보다 빨리 털어버릴 태세다. 선수단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이라는 악재를 뚫고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에 올랐다. 손흥민(29)도 콘테 감독과 생애 첫 트로피를 꿈꾼다.
토트넘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웨스트햄을 2-1로 꺾었다. 방출 후보로 거론되던 스티븐 베르바인(24)이 선제골 포함, 팀의 2골에 모두 관여하는 활약을 펼쳤다. 전반 29분에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의 컷백을 받아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했고, 전반 34분에는 골지역 오른쪽을 돌파한 뒤 컷백을 보내 루카스 모라의 골을 도왔다. 20일 리버풀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던 손흥민은 컨디션 관리를 위해 후반 16분에야 교체 투입됐다. 최전방에서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리그컵 준결승에 올랐다. 다음 달 5일과 12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첼시와 준결승을 치른다. 첼시는 콘테 감독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두 시즌 동안 이끌었던 팀이다.
한동안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던 토트넘의 '우승컵 시나리오'도 빨라졌다. 토트넘은 2007~08시즌 리그컵 우승 뒤 토트넘은 어떤 대회에서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세계 정상급 실력을 과시하는 손흥민도 2010년 함부르크(독일)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한 번도 트로피를 들어올리진 못했다. 2018~19시즌 맹활약을 펼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올랐지만 리버풀에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리그컵에서도 결승전에서 맨체스터시티에 패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분위기는 좋다. 방출 위기에 몰렸던 선수들도 콘테 감독 아래 눈에 띄게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활약한 베르바인을 비롯해 델리 알리, 해리 윙크스 등도 변화한 모습을 보인다. 리그에선 5경기 연속 무패(3승 2무) 행진이다.
다만 코로나19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살인 일정을 치러야 하는 게 변수다. 토트넘은 △27일 팰리스전 △29일 사우스햄튼전 △2일 왓포드전 등 세 차례의 정규리그 경기를 치른 뒤 5일 첼시를 상대해야 한다. 완전하지 않은 컨디션에서 일주일에 세 번꼴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이다. 콘테 감독은 경기 후 현지 인터뷰에서 "솔직히 내가 결정해야 한다면 다음 주 한 경기만 치르게 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아직 코로나19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준결승에 오른 것은 좋은 일이지만 매우 힘든 일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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