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265명 중 '절반' 132명이 정규직으로
퀄컴·쿠팡 등 외국계·스타트업 73곳 참여
참가 청년·기업 모두 만족하는 사업 평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취업 시장을 강타, 지난달 청년 취업률이 45% 수준에 그친 가운데, 지방자치단체가 벌인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취업준비생들이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돼 눈길을 끈다. ‘인턴십=스펙 쌓기’에서 탈피한 사업으로, 선진국처럼 인턴십을 기반으로 한 채용 문화가 확산할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서울형 청년인턴 직무캠프’에 참여한 265명 중 50%에 해당하는 132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22일 밝혔다. 전체 73개 기업 중 10여 곳에서 인턴십이 아직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모든 기업의 인턴십이 종료되는 연말 청년인턴의 정규직 전환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처음 시행된 서울형 청년인턴 직무캠프는 경력을 원하는 청년과 인재를 원하는 기업의 요구사항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도록 설계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단순히 경험 쌓기 용도의 인턴 프로그램이 아닌, 실제 취업을 겨냥한 사업이라는 이야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순 사무보조로 들어가서 실제 취업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인턴십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보고 착안했다”며 “인턴들의 정규직 전환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전에 철저한 직무 교육을 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지난 5월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청년인턴 직무캠프에 합류했으며, 이들은 현장 투입 전 3, 4개월간 경영일반, 홍보ㆍ마케팅,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희망 직무에 대해 사전 교육을 받은 기업에 배치돼 3개월간 관련 인턴십을 수행했다. 해외명품 직구 쇼핑몰 ‘구하다’에서 인턴십 종료 후 정규직으로 전환된 임정우(26)씨는 “공무원 시험 준비에 지쳐 가고 있을 때 서울청년 인턴 직무캠프를 만났다”며 “3개월 동안 교육에 매진하면서 새로운 기업 세계에 눈을 떴고, 도전해서 희망하던 일자리를 얻었다”고 말했다.
임씨처럼 인턴들이 직무교육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근로계약서를 서울시와 썼기 때문이다. 또 시는 청년 모집, 선발뿐만 아니라 교육, 인턴십 급여 등 1,000만 원 상당의 비용을 지원한 덕분에 기업은 인건비 부담을 덜고, 원하는 인재를 인턴으로 고용한 뒤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 있었다.
서울시가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인턴십으로 제공하기 위해 수많은 기업을 상대로 설명회를 가진 것도 높은 정규직 전환율의 비결이다. 시 일자리정책과 직원들은 작년 겨울부터 올봄까지 수백 곳의 기업과 협회를 찾았다. 시 관계자는 “신발이 닳아 떨어질 정도로 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그 덕분에 퀄컴코리아, 코카콜라,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 기업과 쿠팡, 더에스엠씨그룹, 메가존클라우드 등 유망 스타트업 등 73곳의 회사로부터 인턴십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에 주재하는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 21개의 외국계 기업이 사상 처음으로 지자체 주관 청년 인턴십에 참여한 것이다.
참여 기업의 만족도도 높다. 선발과 교육을 시에서 대행해 부담이 적었고, 그 덕에 인재 평가에 집중할 수 있었다. 글로벌 마케팅 전문 기업 망고스타코리아의 서지현 인사 담당은 “업무와 회사 분위기에 빠르게 적응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하는 인턴 덕분에 회사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다”며 “다음에도 참여기업으로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보연 시 경제정책실장은 “서울형 청년인턴 직무캠프는 능력 있는 청년들에게는 원하는 분야에서 경험을 쌓을 기회가 되고, 기업에는 찾는 직무에 적합한 인재와 합을 맞출 수 있는 경험이 된다”며 “내년에는 청년과 기업들의 만족도를 올해보다 더욱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