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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아니면 초쾌속…울릉 여객선 확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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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아니면 초쾌속…울릉 여객선 확 바뀐다

입력
2021.12.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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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울릉 구간 1만9,988톤급 대형크루즈 취항
대저건설 포항~울릉 3시간 주파 2,400톤급 발주
태성해운 매각 노선에는 초쾌속선 보유 선사 접촉

대저건설이 지난 18일 호주 조선사인 인켓사와 화상으로 경북 울릉과 포항 구간에 운항할 초쾌속선 건조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대저건설 제공

대저건설이 지난 18일 호주 조선사인 인켓사와 화상으로 경북 울릉과 포항 구간에 운항할 초쾌속선 건조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대저건설 제공

경북 울릉과 육지를 오가는 여객선이 초대형 혹은 초쾌속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선사들은 그동안 600톤급 아래 비슷비슷한 중형급 여객선만 띄워 경쟁을 펼쳤지만, 지난 9월 신규 취항한 1만톤급대 크루즈에 승객이 쏠리자 선박 교체를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수심이 깊고 너울이 심해 결항이 잦은 울릉 항로 여건을 감안해 크루즈처럼 기상에 영향을 덜 받는 초대형으로 바꾸거나 규모가 작은 대신 속도가 빠른 초쾌속선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울릉과 경북 포항간 항로에 여객선 우리누리1호(534톤·정원 449명)를 운항하고 있는 태성해운은 지난 8일부터 임시휴항에 들어갔다. 지난 9월 같은 항로에 1,200명을 태울 수 있는 대형 크루즈 선박 뉴시다오펄호(1만9,988톤)가 취항하면서 하루 탑승 인원이 100명도 되지 않을 정도로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항로의 여객선은 관광객 감소와 선박 정비로 대부분 겨울 휴항에 들어가지만, 태성해운은 꾸준히 배를 띄웠다. 하지만 초대형인 크루즈로 승객이 몰려 경쟁에 밀리면서 끝내 선박 매각에 나선 것이다.

울릉크루즈㈜의 초대형 카페리 뉴시다오펄호가 첫 시범 운항을 한 지난 6일 오후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울릉항에 접안하고 있다. 울릉크루즈 제공

울릉크루즈㈜의 초대형 카페리 뉴시다오펄호가 첫 시범 운항을 한 지난 6일 오후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울릉항에 접안하고 있다. 울릉크루즈 제공

해운업계에 따르면 우리누리호가 다니던 울릉 포항간 노선에는 여러 선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운항 중인 여객선은 기존 선박과 노선 면허를 따로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 규모는 작지만 속도가 빠른 초쾌속선을 보유한 업체가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울릉 항로는 약 217㎞로, 크루즈는 약 6시간30분, 중형급 여객선은 3시간30분이 걸린다. 초쾌속선이 다니면 같은 구간 여객선보다 40분에서 1시간 가량 앞당길 수 있다.

태성해운 관계자는 “노선을 놓고 선사 여러 곳과 협의 중에 있다”며 “대체로 초쾌속선을 띄워 시간에서 경쟁력을 갖추려 한다”고 말했다.

계열사 대저해운과 함께 울릉~포항 항로에 여객선 썬라이즈호(388톤·442명)와 엘도라도호(668톤· 414명)를 운항 중인 대저건설은 최대속력 45노트(시속 83.3㎞)의 초쾌속선을 발주했다. 이 배는 규모가 2,400톤급으로 대형급에 속해 높은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있는데다 3시간 내 도착해 벌써부터 울릉주민들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회사는 2023년 상반기 내에 울릉(도동항)-포항(구항)항로 투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저건설이 발주한 초쾌속선 조감도. 대저건설 제공

대저건설이 발주한 초쾌속선 조감도. 대저건설 제공

해운업계 관계자는 "울릉항로는 이전에도 여객선사의 출혈 경쟁이 심했는데 크루즈가 취항하면서 선사마다 고민이 더 커졌다"며 "앞으로는 크루즈만큼 배가 크거나 작아도 속도가 느린 크루즈의 단점을 극복할 빠른 여객선만 다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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