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가학적·잔인한 범행… 죄질 무거워"
보복범죄, 살인 고의 모두 인정해 중형 선고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친구 박모씨를 감금해 살인한 혐의를 받는 안모씨와 김모씨가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에서 동창생을 감금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2명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범행 과정에 보복 의도나 고의성이 없었다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안동범)는 21일 특정범죄가중법상 보복범죄 등의 혐의를 받는 김모(20)씨와 안모(20)씨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가학적이고 잔혹해 죄질이 무거우며, 피해자는 가혹행위를 당하며 심한 고통과 좌절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두 피고인의 살인·감금 행위가 가중처벌이 필요한 보복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들이 피해자에게 먼젓번 고소를 취하하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한 점 등이 근거였다.
살인의 고의성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몸무게가 34kg에 달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악화했고 사망 당일 새벽엔 호흡이 거칠어지는 등 위급한 상태임을 인식했음에도, 결박을 풀어주거나 병원에 이송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이런 사정으로 볼 때 피고인들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의도가 있었음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피해자 납치를 도운 혐의(영리약취 방조)로 함께 기소된 차모(20)씨에겐 범행 가담 정도가 크지 않은 점이 참작돼 징역 10개월과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지난해 피해자 박모씨를 수차례 때려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다가 고소당해 올해 1월 경찰 조사를 받은 김씨와 안씨는 이에 앙심을 품고 박씨를 납치해 4~6월 오피스텔에 감금했다. 이들은 박씨를 케이블타이로 결박한 채 음식을 주지 않거나 잠을 못 자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가한 끝에 6월 중순 폐렴과 영양실조 등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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