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 백신, 오미크론에 효과
"성급한 '백신 무용론'은 경계해야" 목소리도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과 미국 생명공학기업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로이터·AP·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항하는 ‘1차 방어선’인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와 맞닥뜨리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소득ㆍ저개발 지역에서 주로 사용됐던 중국 및 러시아의 백신을 놓고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모습이다. 결국 현재로선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메신저RNA(mRNA) 방식 백신만이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적이라는 중간 결론이 도출되는 분위기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다수의 예비 연구를 종합해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사용되는 코로나19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방어할 수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NYT는 “모든 백신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 후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 준다”면서도 “추가접종(부스터샷)으로 강화된 화이자 및 모더나의 백신 만이 (오미크론 변이) 초기 감염을 방지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짚었다.
구체적으로 중국산 시노팜ㆍ시노백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로부터 접종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산 백신은 개발국인 중국 인구의 거의 대부분에 접종됐고 멕시코와 브라질 등 저ㆍ중간 소득 국가들에서 주로 사용됐다. 일각에서는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에서 사용된 러시아제 ‘스푸트니크V’ 백신 역시 오미크론 변이 방어에 실패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서방이 개발한 백신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영국에서 실시된 예비 연구에 따르면 영국 기반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역시 접종 6개월 후에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막을 능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NYT는 전했다. AZ 백신은 인도의 접종 가운데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다국적 공동체 ‘코백스(COVAX) 퍼실리티’를 통해 아프리카 등에 광범위하게 보급됐다. 1회 접종 방식으로 아프리카에서 수요가 급증한 존슨앤드존슨 백신 역시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막을 능력은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미미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다만 성급한 ‘백신 무용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존 무어 미국 뉴욕 웨일코넬병원 바이러스 학자는 “(백신은) 심각한 질병 및 사망에 대한 보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이 유도해낸 항체가 오미크론 변이 역시 인식하면서 증상 악화를 방지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이야기다. 세스 버클리 세계백신면역연합(Gaviㆍ가비) 최고경영자(CEO)는 “백신의 대(對) 오미크론 변이 효과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전에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감염병 대응의 초점은 백신 접종 가속으로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븐 모리슨 국제전략연구센터(CISS) 세계보건정책센터(GHPC) 소장은 “비(非) mRNA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이야기 때문에 백신 접종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코로나19 치료에 사용되는 항체 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 감염에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도 공개됐다. 미국 바이오 업체 리제네론과 일라이릴리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자사의 항체치료제 효능이 기존 변이종에 대한 효과보다 떨어진다는 각사의 자체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항체 치료제는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해 인체 침투력을 낮추는 방식으로 효과를 발휘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에는 수십 종류의 돌연변이가 있어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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