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우대금리 0.05%p↓, 지난해 4월 이후 처음
지준율 낮춘 지 닷새 만에... 내년 성장률 5% 불투명
중국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20개월 만에 인하했다. 지급준비율을 낮춰 시중에 223조 원의 유동성을 공급한 지 닷새 만이다.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조치이긴 하나, 앞다퉈 금리를 올리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중국은 ‘나 홀로’ 금리를 낮추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1년 만기 LPR를 전달보다 0.05%포인트 낮은 3.80%로 고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절정에 달한 지난해 4월 LPR를 0.20%포인트 내려 큰 폭으로 인하한 뒤 1년 8개월 만이다. 다만 5년 만기 LPR 금리는 4.65%를 유지했다.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LPR는 중국 모든 금융기관이 기업과 가계대출의 기준으로 삼고 있어 사실상 기준금리나 다름없다. 실제 융자금리는 대출 대상의 신용 리스크와 업무 비용 등을 종합해 정한다.
중국은 지난해 2분기 이후 LPR를 동결해 경제회복에 자신감을 보여왔다. 따라서 LPR를 소폭 인하한 것은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분기 4.9%로 주저앉았고, 4분기는 3%대 턱걸이를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경제성장률 5%도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공산당이 8~11일 연례 중앙경제업무회의를 열고 내년도 경제정책 기조로 ‘안정 속 성장’을 강조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앞서 중국은 올해 들어 7월과 12월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렸다. 지준율을 낮추면 은행이 고객예금 가운데 중앙은행에 적립해야 하는 비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중에 돈이 풀려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다. 연말 들어 금리와 지준율, 두 개의 카드를 모두 사용한 셈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