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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노딜에 '숙청설' 돌았던 北 '3인방' 건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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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하노이 노딜에 '숙청설' 돌았던 北 '3인방' 건재 확인

입력
2021.12.19 18:29
수정
2021.12.19 19:1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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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혜 '지방 교원', 신혜영 '도서관 안내'
김혁철 '평양 복귀'... '좌천 인사'로 끝내
김여정은 호명 순서↑... 정치 위상 회복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당시 실무 협상을 맡았던 김혁철(왼쪽부터)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신혜영 통역관. 연합뉴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당시 실무 협상을 맡았던 김혁철(왼쪽부터)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신혜영 통역관. 연합뉴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김성혜 북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이 지방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통역을 맡았던 신혜영 외무성 통역사는 평양 인민대학습당에서 안내 업무를 하고 있고, 김혁철 대미특별대표는 최근 평양으로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당시 회담 실무를 담당한, 이른바 ‘하노이 3인방’으로 협상 실패의 책임을 물어 한때 숙청설이 돌기도 했지만 좌천성 인사로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 위원장의 동생으로 하노이 회담에 관여했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최근 공식 서열이 올라 위상을 완전히 회복했다는 평가다.

하노이 3인방, 외교업무 손뗐지만 정상활동

2019년 2월 21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혁철(왼쪽)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김성혜(가운데)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정부게스트하우스를 나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2019년 2월 21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혁철(왼쪽)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김성혜(가운데)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정부게스트하우스를 나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정부 관계자는 19일 “김성혜 실장이 지방의 한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근무 지역과 내용에 관해선 전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의 고향이 평안남도인 점을 감안하면 평양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일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하노이 노딜’ 전까지 북한 대외정책의 실세로 불리며 대미협상 전면에 나섰으나, 회담 이후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다.

김 실장과 함께 신변이상설이 대두됐던 신 통역사는 북한 최대 종합도서관인 평양 인민대학습당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관계자는 “신 통역사는 외국인 관광객 등을 안내하고 교육하는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담 후 외교적 통역 업무에는 손을 뗐지만, 여전히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스티븐 비건 당시 미 국무부 북한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였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지방으로 추방됐다가 얼마 전 평양으로 복귀했다고 한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김 대표의 신변에 문제는 없으며, 현재 다른 일을 하면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3인방의 행방이 정부 당국을 통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빈손 합의에 그치자 김 위원장은 이들 3명을 문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총살형을, 김 실장과 신 통역사는 정치범수용소행을 각각 통보받는 등 숙청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국가정보원은 2019년 7월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혁철은 살아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망설을 반박했지만, 나머지 두 사람의 행방에는 입을 닫았다. 정부 관계자는 “숙청ㆍ처형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2019년 상반기 당 사업을 총화(결산)하는 과정에서 보직이 변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고지도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보직에서 물러났을 뿐, 당국 차원의 신체적 위해는 없었다는 얘기다.

호명 순번 당겨진 김여정... 공식 서열 상승?

김여정(파란색 원)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10주기인 17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열린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해 도열해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김여정(파란색 원)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10주기인 17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열린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해 도열해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이와 반대로 하노이 회담 주역인 김 부부장은 실권과 함께 공식 지위도 대폭 상승한 정황이 포착됐다. 그는 17일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중앙추모행사에서 14번째로 호명됐는데, 순서상 정치국 위원 맨 뒤, 정치국 후보위원 맨 앞이었다. 김 부부장은 행사에서도 김 위원장 왼쪽 6번째 자리했다. 북한의 권력 서열이 호명 순서 및 자리 배치와 거의 일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1월 8차 당대회에서 정치국에서 탈락해 30위권 밖으로 밀렸던 정치적 위상을 회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부부장도 2년 전 합의 실패 책임을 지고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해임됐고, 이후 50여 일간 모습도 감춰 근신설이 점쳐졌다. 8차 당대회에서는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직급이 강등돼 정치국 서열 역시 밀려났다. 그러다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국무위원에 임명되면서 입지 강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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