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가 주한 미국대사를 11개월째 공석으로 둬 양국 간 긴장 요인이 되고 있다고 미국 NBC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방송은 ‘미국은 왜 주한 대사가 없나’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주한대사 지명이 늦어지면서 두 오랜 동맹국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는 전·현직 행정부 관리들의 분석을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한 전직 고위급 당국자는 "최근 몇 달간 이를 둘러싸고 말이 나왔고, 이제는 더 커지는 중"이라며 "점점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전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는 "한국 당국자들은 미국 측에 수차례 이를 거론했다"면서 "그들은 어떤 대화 자리에서라도 이를 거론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한국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방송은 거론했다. 한반도 정세가 중차대한 시기란 점에서도 미국대사의 장기 부재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전직 백악관 관계자는 “주한 미국대사가 없는 것은 남북 관계가 위태로운 상황뿐 아니라 내년 3월 대선으로 문 대통령의 임기가 제한적인 상황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중·일 가운데 한국에만 미국대사가 없다는 지적도 거론했다. 한국 정부가 모욕감을 느낄 수 있는 외교 결례란 것이다. 한 전직 고위급 당국자는 "서울에 대사 지명자가 없는데, 도쿄와 베이징에 있다는 건 모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한 의회 관계자는 "주한 미국대사에 아무도 지명되지 않고 소문이 도는 대사의 이름조차 없다는 점에서 한국인들은 모욕당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국내 정치 상황이 주한대사가 지명되지 않는 배경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 의회에서 공화당이 각종 정치 현안 논의에 시간을 끌어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대사 인준이 늦어지고 있을 뿐이란 것이다. 한국 정부도 양국 간 관계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보도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과 미국은 최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양국의 평가”라며 “다만 미 행정부 인사 동향에 대해 우리 측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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