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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편집?…'방과후 설렘' 유리 향한 비판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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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편집?…'방과후 설렘' 유리 향한 비판과 진실

입력
2021.12.17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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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 MBC '방과후 설렘'에서 이승은에 대해 말했다. 방송 캡처

유리가 MBC '방과후 설렘'에서 이승은에 대해 말했다. 방송 캡처

그룹 소녀시대 멤버 유리가 '방과후 설렘'에서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팬몰이가 가능할 듯하다는 이유로 실력이 부족한 참가자를 뽑은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송 속 내용이 전부가 아니었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방과후 설렘'에서는 이지원 이승은이 2학년 탈락 후보로 선정됐다. 이지원은 합격했고, 이승은은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유리는 합격자를 뽑는 회의에서 했던 말로 비판받았다. 그는 "승은이를 1차 때 고르지 않았다. 무리에 있을 때 눈에 띄지 않는다. 팬몰이를 할 멤버가 필요한데 두 명(조수이 이지원)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며 이지원의 합격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듯했다. 시청자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가 실력 외의 이유만으로 합격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리는 그저 스타성에 반해 이지원을 뽑은 것처럼 비춰졌다. 이지원이 부족한 춤, 노래 실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는 유리에게 춤 실력을 지적받았고, 몇몇 참가자들은 이지원을 예상 탈락자로 지목했다. 노래 실력도 문제였다. 중간 평가에서 이승은은 보컬 실력을 칭찬받았으나 이지원은 본인 파트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는 실수를 했다.

이지원 이승은이 탈락 후보로 호명되자, 아이돌 꿈나무들은 깜짝 놀랐다. 한 참가자는 "승은이가 오늘 완벽했다. 둘 중에 고민했다는 것도 좀 그렇다"고 말했다. 결과 발표 후 탈락자 이승은은 애써 웃었다.

유리는 방송 후 크게 비판받았다. 이승은은 많은 이들에게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불합격한 비운의 참가자처럼 보였다. 씁쓸한 표정을 짓는 이승은, 그리고 그의 이름을 부르며 우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비하인드 영상으로 밝혀진 사실들

그러나 여기엔 몇 가지 진실이 숨어 있었다. 심사 기준으로 유리가 큰 비판을 받은 후 '방과후 설렘' 측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합격 그리고 탈락, 2학년 중간 점검 비하인드'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유리는 오히려 이승은을 칭찬하는 듯 보였다.

회의 중 보컬 트레이너 영지는 이지원의 노래 실력을 혹평하면서도 "내가 가르쳐서 실력을 올리고 싶다"고 했다. 유리는 "승은이에겐 근성과 기질이 있더라. 귀여운 이미지가 있는데 실력은 카리스마가 있고 반전이 있다. 아마 어떻게든 살아남을 거다"라고 말하며 이승은을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영지는 "그건 우리의 눈이다. 대중의 눈도 생각을 해야 한다. (이지원과) 눈이 계속 마주쳤다. 우리가 모두 '(이지원이) 눈빛을 나한테 보냈어'라고 착각하고 있지 않으냐. 연예인이 노래할 때 관중들이 '저 언니 나랑 눈 마주친 거야?'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그게 스타성인데 교육으로 배울 수 없는 부분이다"라고 했다.

비하인드 속 유리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이지원이 팬몰이를 할 듯해서' 이승은을 탈락시킨 게 아니었다. "이승은 학생에 대한 매력과 실력에 굉장히 호감을 갖고 있어 합격을 시켰다. 그런데 나보다 더 가까이에서 트레이닝을 시켜주시고 돌봐주신 선생님들과 같이 함께 논의한 끝에 (탈락자로) 결정하게 됐다"는 것이 유리의 설명이었다.

'방과후 설렘'의 숙제는

유리가 MBC '방과후 설렘'에서 탈락자를 발표했다. 방송 캡처

유리가 MBC '방과후 설렘'에서 탈락자를 발표했다. 방송 캡처

비하인드 공개 후 '방과후 설렘'은 악마의 편집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대중의 신뢰를 잃게 됐다. 유리가 '팬몰이'에 대해 언급하는 문제의 장면은 이 영상에 등장하지도 않았다. 본 방송이 어느 지점에서 편집된 것인지, 비하인드가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 것인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방과후 설렘'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외 팬들이 어떤 방식으로 투표 전쟁을 펼치며 자신의 픽을 데뷔시키고 연습생들은 앞으로 어떤 무대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지만, 과연 대중이 마음 마음 놓고 투표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시청자 투표가 이뤄지는 프로그램에서는 참가자들의 인성이 이에 대한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방송 속 모습이 '진짜'일 것이라는 믿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제작진은 "중간 평가 결과 유리는 이승은을 선택했지만 트레이너 선생님들과의 논의 과정에서 이지원으로 합격이 변동됐다. 편집 과정에서 전체 맥락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시청자분들이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방과후 설렘'이 '악마의 편집'이라는 오명을 벗고 본래의 목적대로 '글로벌 걸그룹을 발굴·육성'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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