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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의료계가 본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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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의료계가 본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의 의미

입력
2021.12.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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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세상한의원 이승렬 원장의 한의학 이야기

이승렬 편한세상한의원 원장.

이승렬 편한세상한의원 원장.


오랫동안 학회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의료인 중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테렌스 리 박사(심장내과 전문의)가 있다. 그는 한의사가 주축인 '대한발효해독학회'라는 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명문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심장 분야를 전공했다. 미국 맨해튼에 대규모의 클리닉을 운영 중인 데다 의료보험회사의 CEO기도 하다.

테렌스 리 박사는 "미국의 의사들이 아무리 약을 쓰고 방법을 찾아봐도 갈수록 늘어나기만 하는 대사질환 환자들 때문에 점점 지쳐가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심장스텐트 수술의 권위자로 알려진 명의이지만 힘들게 스텐트 수술로 막힌 혈관을 뚫어놓고 심장병예방약을 복용시켜도 얼마 후 또 다른 혈관이 막혀 수술을 반복하는 사례로 이어지고,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치료의 한계를 실감한 그는 'A Doctor in You'라는 책을 출간해 청혈해독 치료를 전파하고 있다.

사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 동맥경화, 뇌졸중, 치매 등의 대사질환은 약을 쓰고 조절하면 건강이 유지되는 줄 아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수치 조절에 매달리는 것으로 건강이 회복되거나 유지될 수 없다. 결국 병을 유발할 수밖에 없는 몸의 상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

청혈해독 치료는 생활습관 교정이나 전통 한의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약과 주사를 끊고 건강을 회복하는 사례가 의외로 많다. 여기서의 약은 양약(洋藥), 즉 화학약품을 말하는 것이다. 원래 약(藥)이라는 용어는 몸과 마음을 즐겁게(樂)하는 풀(草)이라는 뜻으로 우리가 지금 접하고 있는 화학약품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한약을 지칭하는 말이다. 영어이름도 다르다. 사실 한약은 'Herb'라 표기하고 양약은 'Drug'라고 표기한다. 화학약물인 양약을 편의상 그동안 우리가 써왔던 전통용어 '약(藥)'으로 사용하고 있을 따름이다.

한의학에서는 화학약품은 장기간 복용하면 인체에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 약국을 영어로 'Pharmacy'라 하는데 그 어원은 희랍-라틴어의 독(毒)에서 유래했다. 그만큼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농부가 살충제, 제초제, 화학비료를 많이 쓸 경우 우선 농사가 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래 쓰다 보면 나중에는 땅이 산성화되고 황폐화 된다. 결국 농사가 잘 안되고 나중에는 퇴비를 만들어 뿌리거나 심한 경우 아예 흙을 바꾸는 객토작업을 해야 한다.

화학약품이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다. 꼭 써야 하지만 무분별하게 장기복용이나 남용을 하면 각종 부작용을 나타낸다는 말이다. 여기에 적절한 비유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다. 화학약품을 장에 계속 뿌려대는데 면역력이 저하되는 것은 당연하고 이를 분해하는 간이나 신장에도 큰 부담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투석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현실도 이와 관련이 있다.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꾸고 약에서 점차 벗어날 수 있도록 내 몸을 변화시키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이다.

이승렬 편한세상한의원 대구 본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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