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서바이벌 조작 후폭풍이 한차례 방송가를 쓸고 지나갔다. 서바이벌 부흥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사라지던 가운데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신드롬을 일으키며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새 장을 열었다.
지난 2019년 Mnet '프로듀스' 시리즈 시청자 투표 조작 파문이 불거졌다. 당시 경찰 조사로 연출을 맡았던 안준영 PD와 김용범 총괄 프로듀서의 혐의가 발각됐다. Mnet 측은 투표 조작 피해 연습생 11명에게 보상 절차를 완료했다.
올해 3월 대법원은 안준영 PD에 징역 2년과 추징금 3,700여만 원, 김용범 CP에 징역 1년 8월을 내렸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들 또한 징역형 집행유예와 사회봉사 명령 선고 판결을 받았다. Mnet '아이돌학교'도 투표 조작이 들통나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3,000만 원을 물게 된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대중에게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신뢰감 저하가 만연하게 됐다. 이 가운데 지난 8월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베일을 벗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여성 댄스 크루들이 모여 걸스힙합, 왁킹, 락킹, 크럼핑, 팝핀, 브레이킹 등 다양한 장르의 스트릿 댄스를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1회 이후 입소문이 나면서 방송 내내 비드라마 화제성 조사 부문 1위를 거머쥐는 성과를 얻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드라마 신드롬이었다면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예능 신드롬을 도맡았다.
"잘 봐, 언니들 싸움이다", "믓찌다(멋지다) 우리 언니" 등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매 회마다 명장면과 명대사를 만들어내며 열기를 이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인기 비결은 댄서들을 전면에 내세워 개개인의 역량과 각자가 지닌 기량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는 점이다. 대중은 이들이 보여준 춤에 대한 진정성과 열정에 환호했다. 리더와 팀원들의 우애, 또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서사와 스포츠 정신 등이 조명되면서 여성 팬들을 사로잡았다.
댄서들이 생각하는 '스우파'의 인기 비결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앞서 진행된 '스트릿 우먼 파이터' 기자간담회에서 허니제이는 "연예인들은 이미지 타격을 조심해서 눈치를 보며 말하는데 댄서들은 잃을 게 없어서 눈치를 보지 않았다"면서 자유분방한 캐릭터성을 꼽았다. 아이키 역시 "댄서들의 솔직함이 담겨서 가식 없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고 밝혔다.
최종 우승팀 홀리뱅 뿐만 아니라 훅, 프라우드먼, 라치카, 코카N버터, YGX, 원트, 웨이비까지 8팀 모두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평가 안무 '헤이 마마(Hey mama)'도 신드롬에 일조했다. 방송이 끝난 후 폭발적인 반응에 대해 광고업계도 크루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중이다. 노제는 한 방송을 통해 "광고를 10개 정도 찍었다. 광고료는 거의 70배 정도 올랐다"면서 높아진 인기를 증명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열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스핀오프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는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으면서 무섭게 상승했다. 제2의 허니제이, 제2의 모니카가 되기 위한 여고생들의 열정 덕분에 당분간 대한민국의 댄스 열풍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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