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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보다 '기본노동'이 필요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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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보다 '기본노동'이 필요할지도

입력
2021.12.16 13:06
수정
2021.12.16 14: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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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야호다, 파울 라차르스펠트, 한스 차이젤의
'실업자 도시 마리엔탈'

7월 한 구직자가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을 하고 있다. 뉴스1

7월 한 구직자가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을 하고 있다. 뉴스1


갑자기 하던 일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실업은 나에게, 또 내가 살고 있는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1930년대 독일에서 쓰여진 책 ‘실업자 도시 마리엔탈’이 약 90년 뒤인 현재 재조명을 받고 있는 것은, 우리가 대규모 실업사태를 겪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섬유공장이 문을 닫아 실업자가 속출했던 오스트리아의 소도시 마리엔탈 거주자들의 연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과적으로 실업은 인간과 공동체를 파괴했다. 책에 따르면 실업은 게으름을 낳고, 충분하지 못한 실업급여는 가난한 게으름을 낳았다. 기본소득보다 기본노동을 보장하는 것이 더 우선시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실업자 도시 마리엔탈·마리 야호다, 파울 라차르스펠트, 한스 차이젤 지음·유강은 옮김·이매진 발행·247쪽·1만5,000원

실업자 도시 마리엔탈·마리 야호다, 파울 라차르스펠트, 한스 차이젤 지음·유강은 옮김·이매진 발행·247쪽·1만5,000원

실업자들은 일에 대한 의욕 자체를 잃었다. 많은 사례 중 하나는 도서 대출이 줄어든 것이다. 한 실업자는 연구에서 “실업자가 된 뒤로 좀처럼 안 읽는다. 뭐든지 읽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고 답했다. 실업으로 시간이 많아지자 시간 관념이 사라져 시간을 허투루 쓰기도 했다.

저자들이 정의하는 실업으로 인한 ‘사회적 인성 구조의 붕괴’는 다시 생겨나서는 안 되는 비극임에 틀림없다. 비극이 반복되지 않게 대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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