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선의’는 한 사회의 개인들이 공존을 위해 공유해야 할 가치들이 무엇일지 법학적 관점에서 짚은 에세이다. ‘개인주의자 선언’ ‘판사유감’ 등을 쓴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 문유석 작가가 집필했다. 10쪽 안팎의 글 20여 편으로 나뉜 이 저술에 대해 저자는 “’헌법의 근본 가치들'에 대한 나의 생각을 자유롭게 적은 책”이라고 소개했다.
문 작가는 헌법 1, 2장을 가리켜 ‘가슴 뛰는 글’이라고 말한다. 인간 사회의 오랜 역사가 집약된 것이어서다. 그는 사회적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혐오가 확산하는 요즘, 건강한 가치 판단과 공존을 위한 타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면서 이 책을 쓴 배경을 설명한다. 인간의 존엄성, 자유, 평등, 사회적 기본권 등 법의 기본 개념을 상세히 풀어 쓰는 방식으로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의 근본적 원인을 진단한다.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개념은 ‘인간의 존엄성’이다. 자유나 평등이라는 개념, 시장경제, 소유권 같은 제도, 국회와 대통령, 심지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도 모두 인간의 존엄성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이라면서 한국 사회가 헌법적 가치를 망각하고 있지 않은지 반문한다. 존엄성을 지키면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공존할 수 있는 사회가 되는 데 중요한 가치인 정의와 공정, 자유가 충돌하는 문제도 다각도로 살핀다. 저자가 제시하는 정답과 해결책은 주로 헌법의 근본 정신에 있다. “헌법은 결국 공존을 위한 최소한의 선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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