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실용
△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로렌 허프 지음, 정해영 옮김. 악명 높은 사이비 종교 재단에서 공동육아로 자란 저자의 우여곡절을 담은 감동 에세이다. 저자는 미국 공군에 입대했다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제대해 노숙인이 됐다가 바리스타, 바텐더, 케이블 기사 등 수많은 최저 임금 직업을 전전한다. 취약 계층 노동 환경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줘 화제가 된 2018년 말 허핑턴포스트 칼럼 '케이블 기사' 등 임금 체불 문제를 겪으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으려고 용기를 낸 11편의 에세이가 담겼다. ㅁ(미음)·456쪽·1만7,000원
△유언을 만난 세계
정창조 외 지음. 장애인을 차별하는 세상에 자신의 목숨을 걸고 저항했던 장애해방 운동가 8명의 기록을 정리한 책이다. 장애 문제가 장애인만의 문제로 여겨지고 사람들에게 거의 주목받지 못했던 시절부터 장애인 운동의 불씨를 지폈던 이들의 치열한 삶의 투쟁을 담았다. 매번 거리의 턱에 가로막혀 운신할 수조차 없던 현실, 유일한 노동이었던 노점을 단속반과 용역에게 빼앗겼던 현실 등 그들의 삶은 하루하루가 치열하고 힘겨웠다. 진보적 장애인언론 '비마이너'가 기획한 '장애인 운동사'다. 비마이너·344쪽·1만8,000원
△태종처럼 승부하라
박홍규 지음. 정치학자가 태종 이방원에 대해 쓴 책으로 기존의 패도(覇道)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방원의 '정치'를 분석했다. 권력욕의 상징인 이방원이지만 저자는 사실에 근거해 인간 이방원을 조명했다. 그는 변방 무장의 아들로 태어나 활쏘기와 말 달리기를 즐긴 무인이면서 고려 우왕 때인 16세에 진사과를 합격한 유자(儒者)이기도 했다. 태종으로서 유교적 국가 정체성 유지에 노력했고, 외척을 가차 없이 쳐내 왕조 권력 기반을 정비하는 정치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태종의 치세를 이해함으로써 바람직한 정치 지도자상을 생각하게 한다. 푸른역사·580쪽·2만2,000원
△악을 기념하라
김성환 지음. 역사서 편집자인 저자가 독일 곳곳의 강제 수용소 기념관과 박물관을 답사하며 나치와 동독 공산주의 체제가 저지른 국가 폭력의 역사를 들려준다. 고통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독일이 어떻게 과거를 대하는지, 비슷한 폭력의 역사를 지닌 우리와 남영동 대공분실에 어떤 의미와 해답을 주는지 이야기한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담은 답사 여정을 통해 날것 그대로의 악과 그 악을 물리칠 뜨거운 시민의 힘을 느껴볼 수 있다. 보리·512쪽·3만원
△팬데믹 머니
KBS 다큐 인사이트 '팬데믹 머니' 제작팀 지음.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실물 경제와 최대 호황을 맞은 자산 시장이 교차하는 모순된 현실을 분석한 화제의 다큐멘터리 '팬데믹 머니'를 책으로 펴냈다. 방송에 미처 담지 못한 국내외 경제전문가들의 대담과 2022년에 예상되는 경제·금융 환경에 대한 추가 인터뷰를 수록했다. 코로나19로 무너진 현실과 달리 솟구치는 주식과 부동산 가격, 즉 교란된 돈의 세계를 '팬데믹 머니'라고 규정하고 부의 흐름을 멀리 내다볼 수 있도록 돕는다. 리더스북·352쪽·1만8,000원
△페미스토리노믹스
임옥희 지음. 사회적 약자에 대해 혐오가 아닌 공감을 유도하는 통화(currency)가 될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저자는 인간이 혐오를 넘어 공생할 수 있게 하는 통화의 이름을 '페미니즘·스토리텔링·이코노믹스'를 합성한 '페미-스토리노믹스'라고 명명했다. 페미니스트 생물과학자 다너 해러웨이에 대한 분석 등 페미니즘 관점에서 정치·경제적 불평등을 비판하고 시민적 정의를 설득하는 다양한 글을 담았다. 여이연·219쪽·1만6,000원
△이상한 날씨
올리비아 랭 지음, 이동교 옮김. '위기 속의 예술'이라는 주제를 다룬 에세이다. 책 제목 '이상한 날씨'는 트럼프 당선, 브렉시트, 대규모 난민 유입 등 혼란한 현실을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빗댄 표현이다. 저자는 불안에 휩쓸리지 않게 해 줄 여러 예술가를 떠올렸다. 모든 행위가 인종차별에 맞선 공격이었던 장미셸 바스키아,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이라는 절망 속에서도 황무지에서 정원을 꽃피웠던 데릭 저먼 등 삶 자체가 저항이자 희망인 예술가들의 삶을 다룬다. 저자는 이들이 어떻게 예술가가 되었는지, 왜 그런 작품을 만들었는지 쫓는다. 어크로스·432쪽·1만7,000원
△진보를 찾습니다
박찬수 지음. 한국 정치에서 '진보'라는 개념이 어떻게 받아들여져 확장돼 왔는지, 현재 진보의 위기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높은 도덕성, 사회적 약자 포용 등 진보의 가치를 대변하는 말들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90일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진보나 보수나 권력을 잡으니 똑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정권교체 열망이 달아올랐다. 진보는 뼈아픈 성찰과 변화의 노력을 통해 '낡은 진보'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필요한 따뜻하고 공감할 줄 아는 '진짜 진보'의 필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인물과사상사·292쪽·1만6,000원
△예술가의 초상
휴고 우에르타 마린 지음, 정지현 옮김. 우리 삶의 영감이 되는 여성 예술가 25인을 인터뷰한 책이다. 젠더와 문화적 정체성을 다루는 예술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이 책의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를 비롯해 주위의 강인한 여성들에게 영향을 받았다. 기존의 믿음 체계를 흔들고 규범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여성 예술가였다고 말한다. 7년 동안 많은 여행을 다니며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케이트 블란쳇, 애니 레녹스, 미우치아 프라다 등을 만나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인터뷰해 그들의 모습, 생각, 가치관 등을 책으로 엮어 냈다. 앤의서재·380쪽·3만8,000원
△우리는 다 태워버릴 것이다
브리앤 파스 지음, 양효실 외 옮김. 전 세계 페미니스트들이 써낸 페미니즘 선언문을 한데 모은 책이다. 1851년 소저너 트루스의 선언문에서부터 2018년 시인 수전 스텐슨의 선언문까지 75편의 페미니즘 선언문을 선별했다. 19세기부터 21세기까지 아우르며, 저마다의 억압에 놓여 있던 여성들의 목소리를 복원했다. 남성 중심적 권력에 대한 분노와 저항을 표현하는 혁명 수단으로서의 폭발적 힘의 언어를 담았다. 바다출판사·872쪽·3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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