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우리는 모두 돌보는 사람입니다'
저자는 22세 되던 해 우울증을 앓던 엄마를 잃었다. 비통한 일이었지만 동시에 더 이상 엄마를 돌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13년 후 큰아들이 자폐 진단을 받자, 저자는 복잡한 감정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마음이 무너지는 걸 느낀다.
평균 수명이 늘어 늙고 아픈 채로 사는 기간이 길어진 요즘, 누구나 누군가를 돌보지만 어느 누구도 돌봄을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돌보는 사람입니다'는 저자스스로의 돌봄 경험을 되돌아보고, 다양한 상황에 놓인 돌봄자 사례를 연구해 돌봄의 다채로운 면면을 들여다본 책이다.
장애나 질병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거의 통제할 수 없는 삶의 일부다. 하지만 정작 현대사회의 돌보는 삶에 대한 기초지식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만연한 장애인 차별과 돌봄에 대한 동정과 우상화의 이분법 속에 돌봄자들은 차라리 입을 다물고 만다.
저자는 돌보는 사람에게도 자기 돌봄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잘 해내고 있다고 느끼지 못할 때 자신을 책망하는 돌봄자들이 스스로에게 조금 더 친절을 베풀 것을 권한다. 아울러 돌봄자를 보살피는 건 사회의 책임이라고 강조한다. 돌봄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애쓰면서도 막상 자신은 고갈되고 지쳐 쓰러지는 일이 개인의 문제로 남겨져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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