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차세대 D램도 선도"
SK하이닉스가 단일 D램 칩으로는 세계 최대 용량인 24Gb(기가비트) DDR5 제품 샘플을 15일 선보였다. 내년부터 차세대 고속 메모리반도체인 'DDR5 D램' 시대 본격 개막이 예고된 가운데, 세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에서 '기술 초격차'를 확고히 하고 있다.
14개월 만에 최대 용량 구현
DDR는 국제표준화기구(JEDEC)가 채택한 고속 메모리 기술로, 현재 주력 제품은 2013년 나온 DDR4다. 지난해 7월 JEDEC가 'DDR5' 표준안을 확정하면서, 업계에선 내년부터 차세대 D램 시대가 본격 도래할 걸로 예상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DDR5 D램을 출시한 데 이어 14개월 만에 최대 용량 제품을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현재 DDR D램의 최대 용량은 16Gb다. SK하이닉스는 이번에 극자외선(EUV) 공정을 도입한 10나노급(1나노=10억 분의 1m) 4세대(1a) 기술을 적용했다. 1a D램은 이름 그대로 가장 앞선 공정을 거쳐 만든 메모리다.
EUV는 극자외선으로 불리는 짧은 파장의 빛을 투사해 원판에다 회로를 그리는 노광장비다. 현재 EUV 공정으로 D램을 생산하는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제품에 가장 앞선 공정을 적용해 2세대 DDR5 제품보다 칩당 용량(16→24Gb)을 크게 늘리고, 속도도 최대 33% 높였다. 전력 소모량도 기존 제품보다 약 25% 줄였다.
이번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SK하이닉스와 협업한 미국 인텔은 이날 "새 제품이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강점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은 "신제품 출시에 맞춰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는 다수 고객사와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조만간 신제품 양산에 본격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D램 시대… K반도체 기술 성숙도 가장 앞서
업계에선 내년 2월 인텔의 신규 서버용 CPU '사파이어 래피즈' 출시를 기점으로 DDR5 D램 시대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DDR5 D램을 지원하는 최초의 서버용 CPU다. 서버용 D램은 메타(페이스북), 구글, 애플, 아마존 등을 포함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데이터센터 서버를 구축할 때 반드시 들어가는 반도체다.
시장에선 기술 성숙도가 가장 앞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D램 시장을 주도할 걸로 예상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EUV 공정을 적용해 14나노 DDR5 D램 양산에 들어갔다. 업계에서 선폭이 가장 짧은 최선단 공정이다.
미국 마이크론이 EUV 도입을 공식화했지만, 실제 제품 양산까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거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EUV 공정이 적용된 1a D램을 양산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건 기술력 측면에서 하늘과 땅 차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선 확고한 기술 초격차를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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