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첫 한국계 여성 연방고등법원 판사가 탄생했다. 실리콘밸리의 굵직한 특허 소송을 다루던 루시 고(53·한국명 고혜란)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판사가 그 주인공이다.
13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 상원은 이날 고 판사를 제9연방고법 판사로 인준하는 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50표 대 반대 45표로 통과시켰다. 한국계 미국인 최초의 연방고법 판사는 리처드 닉슨 행정부에서 발탁된 허버트 최(1916~2004·한국명 최영조)다.
고 판사는 지난 9월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연방고법 판사 지명을 받았다.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16년 고 판사를 제9연방고법 판사로 지명했으나 당시 야당인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인준을 받지 못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표결에 앞서 “이민자의 딸이라는 고 판사의 배경은 '아메리칸 드림'의 고무적 증거”라고 평가했다. 제9연방고법은 미국 최대 고등법원으로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네바다, 애리조나, 오리건, 알래스카, 하와이 등 서부 지역을 관할한다.
1968년 워싱턴에서 한인 2세로 태어난 고 판사는 하버드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에는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연방지법판사로 임명해 첫 한국계 연방지법 판사로 발탁됐다. 실리콘밸리 로펌 변호사 출신으로 특허 및 상법 분야에 전문성을 갖춰 2014년 삼성과 애플의 특허 침해 소송 1심을 주관했다. 남편 마리아노플로렌티노 케야르 캘리포니아주 대법관(49)과 두 자녀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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