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日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거른 폐기물 보관용기도 방사선에 수명 다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日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거른 폐기물 보관용기도 방사선에 수명 다해

입력
2021.12.14 17:50
0 0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하는 오염수를 거르고 남은 방사성 폐기물 슬러리를 넣는 용기(왼쪽)와 이 용기를 넣어 두는 방사성 차폐 박스. 도쿄전력 자료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하는 오염수를 거르고 남은 방사성 폐기물 슬러리를 넣는 용기(왼쪽)와 이 용기를 넣어 두는 방사성 차폐 박스. 도쿄전력 자료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에서 걸러낸 방사성 폐기물 '슬러리'의 보관 용기가 수명을 다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도쿄전력은 이를 교체하는 일정을 늦게 잡았고 방법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제1원전에는 처리해야 할 방사성 폐기물이 쌓이고 있지만, 도쿄전력 측이 명확한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14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일본기자클럽 취재단에 참가해 폐로 작업 중인 후쿠시마 제1원전 구내를 방문, 슬러리 보관 용기를 실제로 지켜본 경험을 전했다. 원전에서 매일 발생하는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을 다핵종처리설비(ALPS)를 통해 걸러 낸 물을 일본 정부는 ‘처리수’라 부르며, 이를 더 희석해 2023년 봄 바다에 방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하는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을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제거한 물을 '처리수'라 부르며, 이를 2023년에 바다에 방류할 예정이다. 사진은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안에 보관돼 있는 탱크로 오염수를 ALPS로 처리한 물이 담겨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하는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을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제거한 물을 '처리수'라 부르며, 이를 2023년에 바다에 방류할 예정이다. 사진은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안에 보관돼 있는 탱크로 오염수를 ALPS로 처리한 물이 담겨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문제는 ALPS를 통해 걸러 낸 방사성물질의 처리 부분이다. 오염수를 거르는 과정에서 방사성물질을 바닥에 침전시키기 위해 화학 물질을 사용하고, 이때 샴푸액처럼 끈적한 상태의 슬러리가 발생한다. 도쿄전력은 이 슬러리를 2013년 3월부터 전용 용기에 보관하기 시작, 현재 용기 수가 3,373기까지 증가했다. 용기는 폴리에틸렌과 스테인리스 이중 구조로 만들어졌지만 슬러리에서 발생하는 방사선에 의해 계속 상태가 나빠진다. 도쿄전력은 향후 2025년 7월 이후부터 용기가 수명을 다할 것이라 평가했지만,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올해 6월 자체 평가에서 이미 31기가 사용연수를 넘겼다는 견해를 도쿄전력에 전달했다. 앞으로 56기는 향후 2년 안에 수명을 맞이한다.

용기를 빨리 교체해야 하지만 도쿄전력은 올해 8월에야 방사선량이 낮은 슬러리가 든 용기 1기로 시험 교체를 시도했다. 교체 완료에 1개월이 걸린 데다, 규제위는 작업 시 방사성 물질이 날아 흩어질 우려가 있어 방법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명이 다한 슬러리 중에는 스트론튬 농도가 기준의 1,000배 이상인 고선량인 것도 있다. 도쿄전력은 “용기 뚜껑 개폐를 원격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전망이나 확실한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폐기물은 슬러리만이 아니다. 도쿄전력은 사고 직후 4호기 옆 두 건물 지하를 저수조 대신 사용했다. 당시 방사성물질을 줄이기 위해 세슘을 흡착하는 ‘제올라이트’를 채운 흙주머니를 사용했는데, 총 26톤이 지금도 오염수에 잠겨 있다. 2019년에 측정한 이 주머니의 방사선량은 최고치가 약 4시버트로, 가까이 있는 사람의 절반이 1시간 만에 숨지는 정도의 고선량이다. 도쿄전력은 2023년 이후 원격 로봇을 넣어 흙주머니를 회수한다는 방침이지만 자세한 시기나 회수 후 보관 방법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 이밖에도 부지 내에는 방사능에 오염된 건설폐기물, 흙, 벌채된 나무 등이 약 48만㎡에 보관돼 있다. 10년 후에는 약 79만㎡로 증가할 전망이다.

후쿠이대 야나기하라 사토시 특명교수(원자력공학)는 아사히신문에 “정부와 도쿄전력이 밝힌 폐료 완료까지 남은 시간은 30년밖에 없다”며 “향후 폐로작업이 본격화하면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 보관, 처분에 대한 논의를 지역 주민·관계자와 함께 진행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