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버스터미널 운영업체 “내년 한 해 휴업”
전남 영암터미널 민간업체도 적자 누적에 폐업
코로나19 장기화로 하루 수천 명이 이용하는 지역의 주요 버스터미널들이 폐업과 휴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적자를 견디다 못한 운영업체들이 두 손을 들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주민들이 입게 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경기 성남시에 따르면 분당구 야탑동의 성남종합버스터미널 운영업체 A사는 7일 경영난을 이유로 휴업 신청서를 시에 제출했다. A사는 "내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간 휴업하겠다"며 시의 승인을 요청했다. A사는 홈페이지에 "코로나19 및 교통 여건 변화에 따른 이용객의 감소로 내년 1년간 휴업을 결정했다"며 "터미널 시설 내 매표실과 대합실, 승·하차장은 일시 중단돼 사용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2004년 문을 연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은 지하 4층, 지상 7층(연면적 20만㎡)에 20여 대의 버스가 동시에 출발할 수 있는 승차장과 영화관, 쇼핑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26개 운수업체가 부산과 울산 등 전국 각지를 오가는 66개 노선의 고속·시외버스를 운행했다. 1일 평균 이용객도 6,600명에 달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먹구름이 드리웠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된 지난해 1월부터 버스 승객이 줄어 최근엔 1일 평균 이용객이 1,700명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4분의 1수준이다. 이곳에서 오가는 고속버스와 노선이 겹치는 경강선, 수서발 고속열차 등이 생긴 것도 이용객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고객이 줄자 버스업체들은 운행 노선 감축에 나서 현재 54개 노선만 운행하고 있다. 버스업체로부터 터미널 운영 및 승객의 매표 수수료 등으로 수익을 내는 운영업체 측은 경영에 직격탄을 맞았다. 유동 인구도 감소해 상가 임대료 수익도 나빠졌다. 운영업체는 매월 5,000만 원가량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보고 있다. 성남 산성동에 사는 김모(55)씨는 “업무 특성상 지방출장 때마다 이곳 터미널을 이용하는데, 막상 문을 닫게 되면 불편이 많을 것 같다”고 했다. 터미널 휴업이 현실화하면 지역주민들은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경기 수원이나 서울 반포고속버스터미널을 이용해야 할 처지다. 시는 대안으로 임시터미널 운영도 고려중이지만 불편은 피할 수 없다. 성남종합버스터미널 측은 "고객은 줄어드는데 터미널 관리비는 상승하고 있어 운영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시의 재정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성남시는 버스터미널 휴업 사태를 막기 위해 A사가 낸 휴업 신청서 처리 기한을 17일로 연장하고 대책을 찾고 있다.
지역 버스터미널의 위기는 비단 성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8월 전남 영암군 버스터미널 운영 업체도 코로나19로 비롯된 운영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폐업했다. 이 업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하루 평균 이용객이 이전(470여 명)에 비해 70% 가까운 140명까지 줄면서 경영수익이 악화돼 결국 폐업수순을 밟았다. 다른 교통수단이 잘 갖춰지지 않은 영암군 특성상 버스터미널 폐쇄를 지켜볼 수 없어, 군이 적자를 껴안고 운영하고 있다. 다른 운영업체를 모집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한 달 인건비만 1,000만 원 정도인데 60% 이상 적자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해당 지자체에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에 따라 거리두기 영향으로 버스 이용객이 현저하게 줄면서 버스업체에 이어 터미널 운영 업체의 경영상황도 크게 나빠졌다"며 "국토교통부 등에 요청해 재정지원 등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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