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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체조계 성폭력 피해자 500여 명, 4500억 원 배상금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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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체조계 성폭력 피해자 500여 명, 4500억 원 배상금 받는다

입력
2021.12.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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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체조협회·올림픽委, '성폭력 묵인 의혹' 피소
총 3억8000만 달러 배상에 합의... 법원도 승인
피해자 측 "용감한 여성들 폭로로 승리 이끌어"

지난 2017년 미국의 전직 체조선수인 레이철 덴홀랜더가 미시간주 랜싱에서 래리 나사르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말하고 있다. 랜싱 = AP 연합뉴스

지난 2017년 미국의 전직 체조선수인 레이철 덴홀랜더가 미시간주 랜싱에서 래리 나사르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말하고 있다. 랜싱 = AP 연합뉴스

2016년 미국 사회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던 '체조팀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미국체조협회와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가 피해자 500여 명에게 4,500억 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로써 이 사건을 둘러싸고 지난 5년간 이어져 온 법적 투쟁은 일단락됐다.

13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인디애나주(州) 인디애나폴리스 연방파산법원은 미 여자체조 대표팀 주치의를 지냈던 래리 나사르(58·수감 중)의 성폭력 사건을 포함, 체조계 성폭력 사건 피해자 500여 명에게 체조협회와 USOPC가 총 3억 8,000만 달러(약 4,500억 원)의 합의금을 건네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체조협회와 USOPC는 나사르의 끔찍한 범죄를 묵인하고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소송을 당했다.

'나사르 성폭력 사건'은 뛰어난 재활치료 능력으로 명성을 날리며 체조대표팀 주치의를 지냈던 나사르가 30년간 최소 330명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러 미국을 충격에 빠트렸던 사태다. 2016년 전직 체조선수 레이철 덴홀랜더를 시작으로 여러 선수들이 스스로 '생존자'라고 칭하며 피해 사실 증언에 나섰고, '체조계 미투(Me Too·성폭력의 사회적 고발)'가 확산됐다. 이후 나사르 외에도 체조협회와 관련된 개인들을 비롯, 가해자들이 더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자를 모두 합하면 500명이 넘는다.

이번 합의 소식에 피해자 측은 안도를 표했다. 피해자들을 대리했던 존 맨리 변호사는 "우리는 생존자들의 용기와 끈기라는 간단한 이유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성폭력 희생자를 막기 위해 용감한 여성들이 수많은 미디어에 자신의 상처를 공개했다"며 피해자들의 노고를 위로했다.

나사르의 성범죄를 최초로 폭로한 덴홀랜더도 트위터를 통해 "이 중요한 사건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며 기쁨을 표했다. 다만 "(합의가 이뤄졌다고 해서) 성폭력 사건 자체를 잊어버려선 안 된다. 정의는 앞으로의 변화에 달렸다"고 덧붙이면서 체육계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를 촉구했다.

미 체조협회와 USOPC는 성명을 통해 사과의 뜻을 표했다. 체조협회는 "우리의 대응 방식으로 성폭력 생존자들이 겪은 트라우마와 고통에 깊은 유감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들과 함께 체육계의 지속적인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USOPC도 "우리는 피해자들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그들이 견뎌야 했을 깊은 상처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김지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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