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에도 내년 실적 개선 전망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향후 1~2년 내 대(對) 중국 사업을 제약할 가장 큰 위협 요소로 ‘현지 업체의 경쟁력 향상’을 꼽았다. 연구·개발이나 고부가제품 생산을 게을리할 경우, 현지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드러난 셈이다.
1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서 설문 조사를 통해 내놓은 '중국 진출 우리 기업의 최근 경영환경 전망과 시사점'에 따르면 이렇게 분석됐다. 이 보고서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208개사를 대상으로 작성됐다.
이 보고서에서 응답기업의 22.3%는 대중국 사업 위협 요소로 현지 업체의 경쟁력을 지목했다. 이어 응답기업의 18.9%는 전력사용 제한 및 환경 규제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라고 답했다. 그 밖에 중국 시장의 수요 회복 지연(16.6%)과 인건비 상승(16.4%), 원재료, 재료 및 부품 공급 차질(13.6%) 등도 우려점으로 꼽혔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중 무역분쟁, 전력사용 제한 등 대내외적 위험이 중국 진출 기업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의 내년 사업실적에 대해선 올해보다 긍정적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지수가 올해 각 90, 83에서 내년에 각 107, 103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향후 사업실적이 지금보다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응답한 업체수가 더 많다는 의미로, 내년 사업실적 개선을 예상한 기업이 많았다는 뜻이다. 업종별로는 올해 화학과 전기전자가, 내년에는 섬유의류와 기타제조에서 사업실적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경제가 정상화하더라도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중 무역분쟁도 최소 2년 이상 지속되며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갈등이 더 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 사용 제한과 해상운임 상승은 최소 내년 3월까지 지속되면서 보합세를 유지하거나 강도가 더 세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귀일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중국 내 경영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제조시설과 판매채널에 대한 막대한 투자, 고객과 협력사와의 관계, 직원 숙련도 등의 이슈로 우리 기업의 사업 이전·철수 의향은 3.8%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중국의 정치적 리스크 확대에 대비해 우리 기업이 공동 협력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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