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부 8개주 덮친 토네이도 피해 복구 중
토네이도 희생자 켄터키에서만 최소 64명
사상자 다수 양초공장 '안전불감증' 논란도
미국 중부 지역을 덮친 초강력 토네이도(회오리 바람) 피해 지역 수색ㆍ복구 작업이 진행되면서 희생자가 계속 늘고 있다. 태어난 지 5개월 된 어린 생명부터 80대 노인까지 희생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속속 공개돼 미국인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오전 10시 기준 켄터키주(州) 한 곳에서만 최소 64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되는 등 미 전역에서 100명 넘는 희생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CNN,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10일 밤 켄터키ㆍ일리노이ㆍ테네시 등 8개 주를 할퀴고 간 연쇄 토네이도는 100개가 넘었다.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는 13일 오전 브리핑에서 “우리 주에서만 64명의 희생자가 확인됐다"며 "(희생자는) 확실히 70명을 넘고 아마도 80명 넘게 숨졌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근 일리노이(6명), 테네시(4명), 미주리(1명) 등에서도 사망자가 확인되고 있다.
특히 희생자가 많이 발생한 켄터키 메이필드시 양초 공장 피해를 두고는 안전불감증 논란이 제기됐다. 메이필드 공장에선 100명 넘는 직원이 크리스마스 특수에 맞춰 양초 생산을 하기 위해 철야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토네이도 피해 직후 현장에서 구조된 사람은 40여 명에 그쳐 대규모 참사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12일 저녁까지 최소 8구의 시신이 발견됐고 실종자는 8명으로 집계됐다고 지역신문 렉싱턴 헤럴드 리더가 전했다.
문제는 오후 7시부터 이 지역에 토네이도 경보가 발령됐는데도 공장 가동을 멈추고 즉시 사람들을 대피시키지 않았던 대목이다. 2시간 반 뒤 토네이도가 이곳을 덮치던 시점에 결국 변변한 대피 시설이 없던 공장 건물 안팎에서 노동자들이 우왕좌왕하다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후 5시부터 교대 근무에 투입됐다 현장에서 구조된 이사야 홀트(32)는 “(토네이도 경보에도) 모든 사람들이 자기 휴대폰만 쳐다봤고 (경보를) 가볍게 여겼다”고 뉴욕타임스(NYT)에 설명했다.
유통기업 아마존에서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일리노이주 에드워즈빌 물류센터 야간작업에 투입했던 노동자 6명이 숨졌다. 근무 교대 시간인 오후 8시 30분 토네이도가 몰아치면서 40피트(약 12m) 높이 콘크리트 벽 2개가 무너졌고 희생자가 발생했다. 당시 창고에선 190명가량이 근무 중이었다. 그러나 휴대폰을 소지하고 작업을 할 수 없게 한 아마존 규정 때문에 토네이도 경보를 제 때 확인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희생자 사연도 계속 확인되고 있다. 켄터키주 대법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이 지역 맥클린ㆍ뮬렌버그카운티 지법 판사로 일해온 브라이언 크릭(43)이 희생자 명단에 올랐다. 크릭 판사가 살던 브레멘 지역에서만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베셔 주지사는 13일 브리핑에서 "희생자에는 5개월 아기부터 86세 노인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켄터키의 경우 18세 이하 희생자만 6명에 이르렀고 실종자도 105명에 달했다. 그는 12일 방송에선 “지금 우리는 기적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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