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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명의 10%는 5명인가 6명인가

입력
2021.12.15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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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사모아 이슈

사모아 여성들이 지난 5월 의회 여성의원 최소 정족수를 6명으로 인정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HRPP 사진

사모아 여성들이 지난 5월 의회 여성의원 최소 정족수를 6명으로 인정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HRPP 사진

폴리네시아 사모아 제도 독립국 사모아(일명 서사모아)의 여성들이 지난 5월 수도 아피아(Apia)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의회 여성 의석을 6석으로 늘리라는 게 그들의 요구였다. 입헌군주국 사모아의 단일의회 의원은 임기 5년에 총 51명. 헌법은 최소 10%를 여성 의원으로 충원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51명의 10%는 5명이 아니라 6명이라고 그들은 주장했다.

발단은 4월 총선에서 여성 인권에 우호적인 집권 '인권보호당(HRPP)'이 25석을 차지, 26석을 획득한 기독교 신생 보수 정당인 '신앙으로 하나된 사모아당(FAST)'에 1석 차이로 권력을 이양하게 된 거였다. 여성 당선자는 5명이었다. 51명의 10%면 5.1명. 여성 의원 수가 헌법 규정에 못 미친다는 점을 들어 선거관리위원회는 차점자인 HRPP당 여성 후보를 6번째 의원으로 인정, 선거 결과를 뒤집었다. 여성 유권자들도 6명이 헌법이 보장한 여성 의석이라며 그 결정을 환영했다.

FAST당은 당연히 소송을 제기했고, 사모아 법원은 선관위의 결정을 무효로 판결했다. 총선 부정선거 등으로 직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FAST당은 의석을 더 보태 31석으로 다수당 지위를 굳혔다. 집권당이 된 FAST당과 신임 총리는 공세의 방향을 사모아 주재 유엔 연락관에게 돌렸다. 루마니아 출신 여성 정치인으로 사모아의 여성인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현 연락관((Simona Marinescu)이 선거에서 HRPP당을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유엔 보고서 등으로 낙태 합법화 등 '내정'에 개입해왔다는 비난이었다. 그 배경에는 현 연락관이 2018년 취임한 이후 유엔 기후재난 대응기금 비리 의혹 등을 제기하며 기금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있다고 한다.

차례로 영국-독일-뉴질랜드 식민지를 거쳐 1962년 독립한 인구 19만8,400명(2020년 기준)의 작은 섬나라 사모아는 1975년 12월 15일 유엔에 가입한 이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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