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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조 규모 폐배터리는 또 다른 황금알"... 배터리 업계, 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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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조 규모 폐배터리는 또 다른 황금알"... 배터리 업계, 경쟁 ‘후끈’

입력
2021.12.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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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뒤 쏟아질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재활용 위한 R&D 속도전
2030년 세계 20조 원 규모 전망
中 CATL 후베이성에 시설 착공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1일 서울 강서구 LG에너지솔루션 마곡 R&D캠퍼스를 방문해 전기차 배터리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1일 서울 강서구 LG에너지솔루션 마곡 R&D캠퍼스를 방문해 전기차 배터리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전기차 업계에 폐배터리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이르면 5년 이후부터 대거 교체주기에 진입하면서 팽창될 국내 폐배터리 시장의 선점을 위해서다. 각사에선 별도의 전담 부서까지 조직하고 해당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7년 368만 대였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850만 대에 이어 2025년엔 2,200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판매 증가와 함께 주행 5~10년 뒤부터 교체주기로 들어설 전기차 폐배터리의 재사용이나 재활용 기술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는 일반적으로 15만~20만㎞를 주행하면 주행거리 감소와 더불어 충전 속도까지 느려지는 탓에 배터리를 교체해야 한다. 배터리 업계가 폐배터리 분야를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지목한 배경이다.

국내 전기차 업계 폐배터리 시장 진출 현황. 그래픽=신동준 기자

국내 전기차 업계 폐배터리 시장 진출 현황. 그래픽=신동준 기자

LG에너지솔루션도 폐배터리 시장 선점에 분주하다. 지난 5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과 폐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체결, 일찌감치 관련 분야에 뛰어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보다 앞선 지난해 6월엔 폐배터리 재사용으로 만든 전기차용 충전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을 오창공장에 설치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르면 내년 초 대전 환경과학연구원에 위치한 폐배터리 재활용데모 플랜트 시범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삼성SDI도 폐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피엠그로우에 지분을 투자한 삼성SDI는 전기버스 배터리를 재활용한 ESS 개발 사업 추진과 더불어 폐배터리 재활용 선두 기업인 성일하이텍과의 협업도 병행하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올해 7월 헝가리에 유럽 최대 규모의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완공한 국내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의 선두 기업이다.

이처럼 각 사에서 전기차 폐배터리에 주목하고 나선 이유는 재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엔 성능이 떨어졌어도 다른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리튬이온 재활용 비율을 배터리의 초기 용량을 기준으로 약 70~80%까지 보고 있다. 재사용후엔 폐배터리를 분해해 리튬과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의 희귀금속을 추출해 또다시 활용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차에 사용된 후 배출된 폐배터리는 잔존 수명과 배터리의 상태에 따라 2차 사용할 수 있고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확보와 적합한 용도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 전망. 그래픽=신동준 기자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 전망. 그래픽=신동준 기자


2030년 폐배터리 시장 20조 원 규모… 중국은 발 빠르게 시장 선점 나서

쓰임새가 다양하다 보니, 전기차 폐배터리의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9년 1조6,500억 원에 머물렀던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 규모는 2030년엔 20조2,000억 원을 거쳐 2050년엔 600조 원에 도달할 전망이다. 요즘처럼 배터리 소재인 리튬이나 니켈, 코발트, 망간 등 국제 광물가격이 요동치는 상황에선, 폐배터리에서 이런 소재를 추출해 재활용하면 가격 안정도 꾀할 수 있다. 국내에서 2029년에 쏟아질 전기차 폐배터리 규모는 7만9,000개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 역시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2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중국의 CATL은 최근 자국 내 후베이성(湖北省)에 전기차 배터리 등 원자재 재활용 시설 구축 단지 조성 방침과 함께 향후 최대 320억 위안(한화 약 5조9,308억 원)의 투자 계획까지 전했다.

다만 국내의 경우, 폐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해 필수적인 관련 연구·개발이 미진한 부분은 아쉬운 대목으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폐배터리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소모된 배터리를 되도록이면 많이 수거해서 연구를 해야 되는데, 아직까지 국내에선 폐배터리 수거율이 낮다 보니, 불량 배터리로 연구가 이뤄지면서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며 "폐배터리의 소유주가 개인 차주인 점도 관련 연구·개발을 어렵게 만드는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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