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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 마지막 독립투표도 부결… “독립시 중국에 종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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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 마지막 독립투표도 부결… “독립시 중국에 종속 우려”

입력
2021.12.12 23:29
수정
2021.12.13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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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참여자 96% 독립 반대… 프랑스 영토 존속
독립 지지 세력 "코로나19 봉쇄 탓 투표 불공정"
전문가들 "독립시 태평양 내 중국 영향력 우려"

남태평양에 있는 프랑스 자치령 뉴칼레도니아 주민들이 12일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위해 주도 누메아의 투표소 앞에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누메아=AFP 연합뉴스

남태평양에 있는 프랑스 자치령 뉴칼레도니아 주민들이 12일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위해 주도 누메아의 투표소 앞에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누메아=AFP 연합뉴스

호주 동쪽 남태평양에 위치한 프랑스 자치령 뉴칼레도니아가 프랑스로부터 분리 독립하지 않기로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했다. 개표 결과 독립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독립 지지 단체들은 저조한 투표율을 이유로 투표에 합법성이 결여됐다고 주장하고 있어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뉴칼레도니아에서 12일(현지시간) 실시된 독립 찬반 주민투표에서 96.49%가 독립을 거부했다. 독립 찬성은 3.51%에 그쳤다. 이번 투표는 2018년, 2020년에 이어 3번째이자 마지막 투표로, 앞서 1, 2차 투표는 반대 여론이 각각 56.7%, 53.3%로 우세해 부결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프랑스는 뉴칼레도니아가 자발적으로 남기를 선택하면서 더욱 아름다워졌다”며 “이제는 ‘예’와 ‘아니오’뿐인 이분법에서 벗어나, 모두의 존엄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공동의 프로젝트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향후 전환기를 거쳐 뉴칼레도니아에 지배권을 넘겨줄 예정이다. 뉴칼레도니아는 자치권을 보장받고 있지만 국방, 외교, 교육 분야는 프랑스의 통제를 받는다.

그러나 독립을 지지하는 활동가들은 일찌감치 투표를 거부하며 정부에 맞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로 ‘공정한 투표 캠페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투표를 내년으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실제 투표율도 43.9%에 불과했다. 독립 지지세력 중심인 카낙 원주민 공동체의 투표율은 백인 공동체보다 훨씬 낮았다. 국제보도전문채널 프랑스24는 “투표 과정의 합법성에 대한 의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독립 지지 단체들은 “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엔에 투표 무효화를 선언해 달라고 호소했다.

뉴칼레도니아는 태평양 지역에서 서방 국가들과 중국이 벌이는 주도권 싸움의 전략 거점이다. 전문가들은 뉴칼레도니아가 독립하면 중국에 종속될 수 있다며 우려해 왔다. 중국이 태평양 섬들에 경제적 지원을 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칼레도니아는 전 세계 니켈 10%를 생산하고 있는데, 중국은 이미 뉴칼레도니아의 최대 금속 수출국이다.

프랑스 국제관계 분석가인 바스티앙 반덴다이크는 “이미 피지, 바누아투, 솔로몬제도, 파푸아뉴기니가 중국의 위성 국가가 됐다”며 “프랑스라는 보호막이 사라지면 중국은 뉴칼레도니아에서 영원히 자리잡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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