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용(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영국 리버풀 비틀스 스토리 뮤지엄에서 피아노 연주를 마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을 향해 박수를 치고 있다. 리버풀=AFP 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장관이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외교개발장관회의에서 처음으로 조우했다.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 장관과 하야시 장관은 11일(현지시간) G7 초청국 외교장관 등이 참석한 만찬장에서 잠시 만나 대화를 나눴다. 한일 외교수장 간 만남은 지난달 10일 하야시 장관 취임 후 처음이다. 정 장관은 당시 하야시 장관에게 축하 서한을 보냈지만, 일본 측이 화답하지 않았고 상견례를 겸한 전화통화도 하지 않았다.
이날 만남에서 두 장관은 강제동원 및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대화를 나눴으나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 장관은 과거사 현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하고, 그 외 협력할 분야가 많은 만큼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하야시 장관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는 등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한국 측에 일제강점기 강제동원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먼저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2015년 한일 외교장관 간 위안부 합의에 따라 해당 문제가 해결됐다는 입장에서다. 반면 한국은 현안 해결에 있어 '피해자 중심주의'를 강조하며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제안을 논의하는 데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두 장관의 '조우'가 원론적인 입장을 주고받는 데 그치면서 한일 간 경색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일 외무장관 간 정식회담도 회의 기간 중 두 장관의 현지 체류 일정상 물리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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