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집 앨범 'Lost in Time(잃어버린 시간 속으로)' 발매
“200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0주년 기념 단독 공연을 했는데 그때 ‘10년 뒤면 100주년이니까 관련 앨범을 내볼까’ 생각했어요. 정식으로 기획을 시작한 건 2015년쯤 MBC ‘복면가왕’에서 ‘사의 찬미’를 부른 뒤였죠. 코로나19로 앨범 발매가 2년이나 늦어졌는데 우연찮게도 ‘Lost in Time(잃어버린 시간 속으로)’이라는 제목이 평행이론처럼 맞아떨어졌네요.”
9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팝페라 가수 임형주(35)는 5년 만에 발표한 정규 7집 앨범을 소개하며 “세련된 ‘국뽕’ 앨범을 만들려 했다”고 했다. 각종 정부 행사나 기념·추모 행사에서 노래해온 이력이 고스란히 앨범에 담겼다.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으로 발표했던 ‘독립군 애국가’를 머릿곡으로 2018년 평창 패럴림픽 개막식에서 불렀던 ‘저 벽을 넘어서’, 코로나19 극복 캠페인 곡인 ‘너에게 주는 노래’ 등이 앨범을 채운다.
국방부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던 그는 군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군가로 꼽혔다는 ‘푸른 소나무’와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소원’도 불렀다. “고난과 역경의 시간을 꿋꿋하게 이겨낸 우리 민족의 근성과 DNA를 노래로 표현하며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우리 모두를 위로하고 싶었습니다.”
옛 음악으로만 채우면 자칫 지루하게 느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신곡 ‘산정호수의 밤’도 수록했다. 경기 포천 산정호수에서 느꼈던 감흥을 가요의 색채로 그린 곡이다. “작곡은 이미 완성된 상태였는데 가사가 떠오르지 않아 고민하고 있던 때였어요. 지인들과 산정호수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있는데 갑자기 멈춰서더군요. 오리배를 타고 가던 노부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어요. 거친 풍파를 겪으며 세상을 헤쳐나가는 모습이 연상됐죠.”
새 앨범은 임형주가 지난 5년간 걸었던 궤적의 총합이기도 하다. 2017년 입대를 앞두고 발표했던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와 ‘서른 즈음에’ 리메이크도 이번 앨범에 담았다. “군 입대 전에 ‘이등병의 편지’를 불렀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대 중반이 됐어요. 데뷔 25년 차 중견 가수죠. 처음 데뷔할 때만 해도 팝페라 가수가 드물었는데 요즘 후배들을 보면 자랑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해요. 20년 전엔 크로스오버 분야에서 제대로 체계화된 매니지먼트가 없었거든요.”
임형주는 사회 참여에도 관심이 많다. 대한적십자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 대한체육회 등의 여러 기관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대통령 직속 민주평통 상임위원, 국방홍보원 홍보정책자문위원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 기부에 대해 못이 막히게 들었어요. 1998년 데뷔할 때 받은 계약금 300만 원도 모두 기부했을 정도죠. 그래서 사회를 위해 기부하고 나누는 것이 음악만큼이나 운명, 숙명이 된 것 같아요. 시대와 함께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습니다."
임형주는 2017년부터 미국 그래미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레코딩 아카데미 투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종 투표를 최근 온라인으로 마쳤다는 그는 그래미에 대한 따끔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밀위원회가 후보를 선정한 뒤 투표 회원들의 투표로 수상자를 결정했는데 올해부턴 투표 회원들이 후보도 직접 뽑았어요. 대중음악 시상식이라면 지금 대중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시대성을 담아야 하지 않나 싶어요. 미국의 ‘로컬’ 시상식이지만 세계적인 영향력이 있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운영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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