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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은 영감을 주는 공간... 기죽지 말고 즐기세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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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은 영감을 주는 공간... 기죽지 말고 즐기세요" [인터뷰]

입력
2021.12.16 04:30
수정
2021.12.16 09:20
23면
0 0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출간한 한이경 호텔 전문가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쓴 한이경 폴라리스 어드바이저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당장에라도 가까운 호텔로 달려가고 싶어질 것이다. 배우한 기자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쓴 한이경 폴라리스 어드바이저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당장에라도 가까운 호텔로 달려가고 싶어질 것이다. 배우한 기자

"럭셔리 호텔 방 가격이 몇십만 원 한다고 기죽어서 호텔을 멀리할 필요가 없어요. 로비 바에 앉아 스타벅스보다 좀 더 비싼 커피 한 잔 시키면 당신은 호텔 고객이에요. 그리고 그 호텔이 구현한 라이프스타일과 공간을 즐기면 됩니다."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복합문화공간 '원앙아리'에서 만난 한이경(52) 폴라리스 어드바이저 대표는 "대중이 호텔을 좀 더 넓고 깊게 바라보면 좋겠다"고 했다. 그의 이런 바람은 이달 초 출간한 저서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 담겼다. 으레 값비싼 서비스의 대명사로만 여겨 온 호텔이란 공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즐기고 누려야 하는지 그의 관점을 나눠주는 책이다. 미국 미시간대와 하버드 대학원 등에서 건축과 부동산 개발을 전공한 후 20여 년 스타우드·매리엇 등 글로벌 호텔 체인에서 일해 온 '핵심 관계자'답게 호텔의 '보이는 것부터 보이지 않는 곳까지' 두루 짚고 있다.

'호텔 길라잡이'를 자청한 한 대표는 "나의 호텔 취향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비싸다고 다 좋고, 싸다고 나쁜 호텔은 절대 아니라는 것. "호텔 선택은 목적에 따라 달라질 뿐이죠. 도시를 여행한다면 침구와 욕실만 잘 갖춰진 곳으로도 족하고, 휴식이 목적이라면 나만의 동굴이 될 수 있는 고급 호텔이 맞겠죠. 전 너무 뻔한 대기업 호텔, 별로 안 좋아해요. 단독 브랜드나 부티크 호텔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은 또 다르거든요."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한이경 지음·혜화1117 발행·348쪽·1만8,500원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한이경 지음·혜화1117 발행·348쪽·1만8,500원

무엇보다 호텔을 알면 자기만의 공간도 잘 꾸밀 수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획일화된 주거 공간에서 대부분이 살아가는 한국에선 호텔이 영감을 주는 공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얗고 버석한 침구나 건식 욕실 등으로 대표되는 호텔식 인테리어가 가정에서도 유행처럼 번졌던 게 대표적. 이렇듯 호텔은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에서 유행을 선도하거나 실험하는 역할을 해 왔다. '자본주의의 첨단이며 상업 서비스의 정점'인 속성상 호텔은 트렌드에 가장 기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호텔도 사실 집입니다. 하루를 머물든 일주일을 머물든 나의 집이죠. 그래서 아름답고 쾌적한 동시에 철저히 기능적이어야 해요." 하다못해 욕실 가운을 거는 후크 개수까지 치밀하게 계산된 공간이 호텔이다. 호텔을 만드는 사람답게 그는 호텔의 기능적 측면에 특히 주목한다. 최근 '공간'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한 책이 유행처럼 쏟아지는 데 회의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싸구려 마감재를 써서 지은 판박이 공간에 살면서 인문학적 공간을 꿈꾸는 게 가능할까요. 일단 공간의 기능과 기본부터 들여다본 다음에 인문학적 해석이 들어가야 하지 않느냐 하는 거죠."

한이경 대표가 1960년대에 지어진 '원앙여관'을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 '원앙아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한이경 대표가 1960년대에 지어진 '원앙여관'을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 '원앙아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고교 졸업 후 유학을 떠나 2018년 귀국한 그는 매리엇의 한국 신규 오픈 총괄을 맡아 최근 업계에서 주목하는 대전 '신세계 오노마', 서울 '조선팰리스', 판교 '그래비티', 부산 '송도비치' 등을 선보였다. 내년에도 그의 손을 거친 5곳이 문을 연다. "코로나19로 문 닫는 호텔이 생기면서 기존 호텔의 객단가는 올라갔어요. '호캉스' 등 국내 수요에다 해외 관광객도 들어오기 시작하면 충분히 가능성 있죠."

그가 점치는 호텔의 미래는 웰니스다. 코로나19 직후 '전멸'했던 호텔은 이젠 더 안전한 곳으로 인식되며 나아가 현대인의 치유와 회복을 돕는 웰니스를 누리는 공간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국적 소재로 가장 한국적인 웰니스 호텔을 만드는 건그의 꿈이다. "호텔은 새로운 장르로 이미 변신을 시작한 지 오래예요. 그런 새로운 장르의 출현 앞에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호텔을 즐겨야 할까, 이 책이 그 질문의 답을 찾는 출발선이 되길 바랍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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