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에 떼인 전세금 올해만 5,000억↑..."역대 최대 규모"

올해 1월~지난달 전세반환보증 사고금액 5,048억 원
대위변제 금액도 역대 최대치
"전셋값 상승으로 '깡통전세' 늘어난 탓"

서울 시내 빌라 밀집지역 모습(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뉴시스

올해 집주인에게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액이 벌써 5,000억 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한 집주인이 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신 지급한 금액도 '역대급'을 기록했다.

9일 HUG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발생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전세반환보증) 사고건수는 2,473건, 사고금액은 5,048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인 지난해(2,408건·4,682억 원) 기록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전세반환보증은 전세 계약 종료 시 임대인이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 반환을 책임지는 HUG의 보증상품이다.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한 집주인이 늘면서 HUG가 세입자에게 우선 지급한 보증금액도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HUG의 대위변제 금액 합계(4,489억 원)는 지난 한해 금액보다 벌써 74억 원 많다. 변제건수(2,230건)도 지난해 수준(2,266건)에 육박한다.

시장에서는 최근 전셋값 폭등으로 '깡통전세'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한다.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육박하는 매물을 '갭투자(전세 낀 매매)'로 매입했다가 새 임차인 마련에 애를 먹으면서 기존 임차인의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