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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재현되는 미·중 세력경쟁

입력
2021.12.09 20: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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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규
김연규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편집자주

21세기에 새로운 형태로 펼쳐지고 있는 강대국 세력 경쟁과 개도국 경제발전을 글로벌 기후변화와 에너지 경제의 시각에서 살펴본다.

중국 우주비행사 2명이 7월 4일 우주정거장 핵심모듈 톈허 밖으로 나와 첫 우주유영을 하면서 로봇팔과 작업대 등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뉴시스

중국 우주비행사 2명이 7월 4일 우주정거장 핵심모듈 톈허 밖으로 나와 첫 우주유영을 하면서 로봇팔과 작업대 등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뉴시스

중국이 최근 우주분야에서 상업적 군사적으로 우주분야에서 세계 제일의 초강국이 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들을 펼치고 있어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강대국 경쟁이 우주공간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19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 인공위성 발사로 시작된 미국-소련 우주경쟁은 1969년 7월 20일 미국 최초의 우주인 닐 암스트롱을 태운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함으로써 미국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소련은 1969~1972년 사이에 4차례의 달 착륙 시도에도 불구하고 실패하게 됨으로써 1957년 스푸트니크 발사 이후 시작된 미소 우주경쟁은 미국의 승리로 끝났다. 이후 1970년대 이후 미국의 우주개발에 관한 관심과 투자는 다소 감소하는 가운데 미국과 소련은 우주개발에 관해 공동으로 우주정거장을 설치하고 협력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우주 강대국을 따라잡기 위한 중국의 유인 우주 프로그램은 1992년 시작되었다. 3가지 단계별 우주 개발전략으로서 1단계는 우주선을 건조하는 것이고, 2단계는 유인 우주 실험실을 궤도에 올려놓으며, 마지막 3단계는 우주정거장 건설이었다. 이를 위해 중국 유인 우주 공학 사무소(China Manned Space Engineering Office·CMSE)가 설립되었다.

이로부터 중국이 유인 우주선을 발사하게 된 것은 2003년 10월이었다. 선저우 5호라는 우주선에 중국 최초의 우주인 양 리웨이가 탑승하였는데, 미국과 소련이 성공하고 약 40년이 지나서 중국이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세 번째 국가가 되었다.

2011년부터는 마지막 3단계 목표인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한 준비가 시작되었다. 우주선 선저우 8호가 자동으로 중국 최초의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한 모듈인 톈궁 1호와 랑데부 및 도킹에 성공한 데 이어 두 명의 승무원은 2012년과 2013년에 며칠 동안 모듈에 머무르는 데 성공했다. 2016년 톈궁 2호가 발사되었으며 이제 우주정거장 건설을 마무리하기 위해 2022년 톈궁 3호 발사를 앞두고 있다.

2021년 6월 중국 우주비행사 3명이 아직 공사 중인 중국의 우주정거장에 3개월간 체류하면서 미·중 우주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현재 우주 궤도에 있는 다른 유일한 우주정거장은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 유럽, 일본, 캐나다와 협력하는 국제 우주정거장(ISS)이다.

지난 23년 동안 중국을 제외한 19개국에서 온 200명 이상의 우주비행사들이 ISS를 방문했다. 2011년부터 NASA는 스파이 관련 우려로 중국과의 우주협력을 사실상 금지시켰다. ISS가 폐기 예정인 2024년의 2년 전인 내년 말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미국, 러시아 등이 ISS의 운영 수명을 연장하기로 결정하지 않을 경우 중국의 우주정거장은 우주에서 유일한 유인 전초 기지가 될 것이다.

중국은 우주개발 기술 면에서 미국에 뒤지지만 양적인 면에서는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의하면 현재 우주에는 군사용을 포함해 약 3,000개의 인공위성이 있다. 미국의 위성 수는 1,425개이고 중국이 382개로 2위, 러시아가 172개로 3위이다. 매년 신규 발사하는 인공위성의 숫자는 중국이 39개로 미국을 앞질렀다.

1960~1970년대 미국과 소련이 벌였던 우주공간에서의 강대국 경쟁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재현되고 있다. 미국은 우주공간에서 더 이상 유일 강대국이 아니다. 중국 우주 능력의 급속한 확대가 경제적 군사적으로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보자.


김연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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