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침공 묻는 것은 도발적.. 안보 확보는 권리"
바이든 "美, 일방적 우크라 파병 안 해... 나토 행동 봐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화상 정상회담을 가진 지 하루 만에 또 팽팽히 맞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두고 푸틴 대통령은 ‘침공 의도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내세웠고 바이든 대통령 역시 ‘강력한 경제 제재’를 꺼내 들며 물러서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흑해 연안의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계획인가’라고 묻자 “이는 도발적 질문”이라고 지적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자리에서 “러시아는 평화애호적 대외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자국의 안보를 확보할 권리가 있다”면서 “우리는 어제 바이든 대통령과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파트너들과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 국경 병력 증강 배치는 자위 차원이라는 기존 입장도 되풀이했다. 푸틴 대통령은 “각국은 자국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방식을 선택할 권리가 있지만, 이는 다른 나라들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고 다른 나라들의 안보를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나토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등이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를 침공할 경우 강력한 경제 제재가 있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언급하면서 “나는 매우 솔직했고 완곡한 어법은 없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푸틴 대통령에게 지금껏 보지 못한 경제적인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푸틴 대통령이 이런 메시지를 이해했음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우크라에 미군을 파병할 것인지에는 선을 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의 집단방위 조항인 상호방위조약 5조(Article Five)를 거론하며 “이 조약에 따라 나토 동맹국에 대한 도덕적·법적 의무가 있다. 그것은 신성한 의무이며, 그 의무는 우크라이나로 확장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미군 개입 여부는 나토의 다른 국가들이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미국이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 일방적으로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지금 당장엔 나의 카드에 없다”고 언급했다. 일방적으로 미국이 우크라에 방어 병력을 투입하기보다는 다른 나토 회원국들의 총의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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