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연정·남녀 동수 내각 출범… 獨 정치사 처음
16년간 독일을 이끌어 온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에 이어서 올라프 숄츠 신임 총리가 8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했다. 세계 각국도 뜨거운 축하를 보내며 우호 증진과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대표인 숄츠 총리 내정자는 이날 연방하원에서 재적 의원 736명 중 찬성 395표를 얻어 총리로 선출됐다. 9월 총선에서 승리한 사민당은 녹색당, 친기업 성향 자유민주당과 함께 ‘신호등 연립정부(사민당 빨강, 자민당 노랑, 녹색당 초록)’를 구성했다. 3당 연정이 출범한 건 독일 정치사에서 처음이다. 의회 표결이 끝난 뒤 숄츠 총리는 대통령궁을 찾아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게서 총리 임명장을 받고, 다시 의회로 돌아와 정식 취임 선서를 했다.
기독민주당 소속 메르켈 전 총리는 의회 참관인석에서 후임 총리 선출 장면을 지켜봤다. 이제는 연방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본회의장에 출입하지 못한다. 의원들은 메르켈 전 총리가 참관인석에 등장하자 열렬한 기립박수로 맞이했다. 사민당은 메르켈 전 총리가 재임했던 16년 중 12년을 연정 파트너로 함께했고, 숄츠 총리는 2018년부터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맡아 메르켈 전 총리를 보필했다.
이날 17명으로 구성된 독일 새 내각도 대통령의 임명을 받고 본격 출범했다. 총리를 제외하고 여성 8명, 남성 8명씩 ‘남녀 동수 내각’이 꾸려졌다. 이 또한 독일 역사상 처음이다. 독일 첫 여성 외무장관에는 총선에서 ‘녹색당 돌풍’을 이끌었고 이번 연정 구성 협상에서도 핵심 인물로 부상했던 안나레나 배어복 녹색당 대표가 임명됐고, 낸시 페이저 사민당 헤센주(州) 지부장은 ‘여성 내무장관 1호’가 됐다. 국방장관에는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 현 법무장관이 오르게 됐다.
세계 각 나라들도 숄츠 총리 취임을 환영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로 “순조로운 출발을 기원한다. 강한 유럽을 위한 신뢰와 협력을 학수고대하고 있다”며 축하를 전했고,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강력하고 자주적인 유럽을 위해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트위터에 썼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독일, 유럽을 위해 다음 장을 함께 써 내려 가자”고 말했다. 아울러 메크켈 전 총리에게도 “유럽이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와 함께, 우리를 위해 해준 일들, 역사적인 가르침을 잊지 않을 것”라고 고별 인사를 건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축전을 보내 “양국 정상 간 건설적인 관계를 꾸준히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내년 양국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상호 신뢰를 공고히 하고 각 분야 교류 협력을 확대하며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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