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12월 경제동향
내수 개선됐지만 재고율 상승 등 제조업 위축
정부, 내년 상반기에 예산 73% 배정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확산하는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상회복 선언으로 "부진에서 반등하는 모습"이라는 한 달 전 평가가 '경기 하방 위험'으로 다시 크게 후퇴한 것이다.
KDI는 7일 발표한 12월 경제동향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국내외 방역 조치가 강화되고 금융시장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달에는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이지만, 서비스업은 방역 조치가 완화되며 부진에서 반등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경기 회복을 조심스럽게 전망했다가, 변이 바이러스 등장에 다시 '하방 위험' 이란 평가를 꺼내든 것이다. 정부가 '하방 위험' 표현을 쓴 것은 지난 10월 이후 두 달 만이다.
지난달 ‘단계적 일상회복’을 발표한 영향으로 최근 발표된 경기지표는 대체로 개선세를 보인다. 10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4.8% 증가했는데, 특히 서비스업 생산 증가 폭(5.2%)이 광공업(4.5%)보다 더 컸다. 같은 달 소매판매액지수도 지난해보다 7.4% 높아졌다.
내수 경기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속보지표’인 11월 신용카드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5% 증가해, 9월(4.5%), 10월(7.7%)보다 증가 폭을 더 키웠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도 10월(106.8)보다 0.8포인트 상승한 107.6을 기록했다.
문제는 대외 지표와 제조업의 위축이다. 일평균 수출액은 11월에도 전년 대비 26.6% 증가하면서 △8월 28.9% △9월 28.1% △10월 24.1%의 수출 증가세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가격 상승분을 제외한 수출물량지수는 7월 9.6%에서 △8월 6.3% △9월 6.9% △10월 3.4% 등으로 다소 둔화하는 추세다.
10월 재고율은 121.0%까지 올랐는데, 2020년 5월(126.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개월 연속, 경기선행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아직 오미크론 변이가 경기지표에 다 반영된 것도 아니다. KDI는 “국내외에서 신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로 방역 조치가 다시 강화되고 있다”며 “대내외 수요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응해 정부도 내년 상반기 예산 집행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2022년도 예산 배정계획을 확정하면서, 전체 세출 예산의 73.0%인 363조5,000억 원을 상반기에 배정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예산 배정 비율은 2019년 70.4%로 처음 70%대를 기록한 뒤, 2020년 71.4%, 2021년 72.4%로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에 대응하고 미래 도약을 뒷받침하기 위해 방역과 소상공인, 연구·개발 분야 예산 조기 배정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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