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가 집권 10년을 앞두고 군부 다잡기에 나섰다. 군 간부들을 죄다 불러 놓고 “당 중앙에 절대 충성하라”고 명령했다. 잦은 인사를 통한 군부 통제 방식도 다시 선보였다. 체제의 최후 보루인 군 장악력부터 높여 지배 체제를 안정시킨 뒤 주민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7일 북한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4, 5일 평양 4ㆍ25문화회관에서 조선인민군 제8차 군사교육일군(간부) 대회를 직접 지도했다. 북한군 서열 1위 박정천 당비서와 오일정 군정지도부장 등 최고위급 간부를 비롯해 각 지역 군사교육 담당자, 지휘관 등 말단 간부까지 모두 소집한 자리였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모든 군사교육일군들은 학생들을 당 중앙에 절대 충성하는 지휘성원들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중앙’은 북한에서 주로 김 위원장 본인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한마디로 간부들이 책임지고 자신에게 충성을 다하는 군인들을 키워내라는 지시다.
김 위원장은 올 들어 군부와의 ‘스킨십’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앞서 7월엔 전군 지휘관ㆍ정치간부 강습회를 열고 직접 강의를 했다. 전례가 없던 일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부대들을 노동당의 사상과 영도에 절대 충성, 절대 복종하는 정치사상집단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당에 종속된 군’의 역할을 일관되게 주입하고 있는 셈이다.
목적은 물론 ‘김정은 체제’를 안착시키려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집권 10년과 맞물려 있는 만큼 유일영도체계 확립을 위한 군부의 지지가 절실하다. 강등, 승진 등 ‘회전문 인사’를 활용해 자주 군을 재정비하는 것도 통제력 유지 차원이다. 군 지도부에 언제든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불어 넣어 충성 경쟁을 유도하는 식이다. 이날 보도된 제8차 군사교육일군 대회 사진에서도 김명식 해군사령관은 기존 상장(별 3개) 대신 중장(별 2개) 계급장을, 김충일 항공 및 반항공군사령관(공군사령관)은 중장 대신 소장(별 1개)을 달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당의 군사교육 혁명방침을 관철하는 데 있어 본보기 사례를 만들어 내부 결속과 충성심을 고취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부를 다시 전면에 내세운 것은 핵ㆍ미사일 개발 의지를 버리지 않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북미관계의 해빙 조짐이 보이지 않는 만큼 일단 1월 8차 당대회에서 선언한 전략ㆍ전술무기 고도화 방침을 계속 밀고 가겠다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핵무기 고도화 전략의 핵심은 군 간부들의 뛰어난 역량에 있다고 보고 일제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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