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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공수처 수사, 입장 표명 조심스럽다"…내부선 "뒷짐 총장"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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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공수처 수사, 입장 표명 조심스럽다"…내부선 "뒷짐 총장" 불만

입력
2021.12.07 18:00
수정
2021.12.0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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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공소장 유출' 공수처 당시 수사팀 압수수색
수사팀 "총장께 호소…진상조사 발표 지시해 달라"
김 총장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봐…사필귀정될 것"
공수처엔 우려 전달…감찰부 관련해선 즉답 피해

김오수 검찰총장. 뉴스1

김오수 검찰총장. 뉴스1

김오수 검찰총장이 '이성윤 공소장 유출' 의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전 수원지검 수사팀 압수수색 논란에 "입장을 밝히는 게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진행 중인 대검 감찰부의 진상조사 결과를 공개하라는 수사팀의 요청에도 "사필귀정으로 귀결될 것이니 직무수행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즉답을 피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사들을 지켜줘야 할 총장에 대한 실망이 크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김 총장은 7일 대검 확대간부회의 모두발언에서 "다른 국가기관(공수처)이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진행 중인 수사와 현행 규정상 자율성이 부여된 대검 감찰 조사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것은 수사와 감찰에 관여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전 수원지검 수사팀은 5일 입장문을 내 김 총장에게 △대검 감찰부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 발표 지시 △공소제기 후 공소사실이 공무상 비밀인지 여부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수사팀은 "총장님께 호소드린다. 대검 소속 부서인 감찰부에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도록 지시해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금 의혹 사건을 맡았던 수사팀은 이성윤 서울고검장의 공소장이 언론이 보도된 뒤 '공소장 유출' 의심을 받아 왔다. 대검 감찰부는 올해 5월 박범계 법무부 장관 지시로 진상조사에 착수했으나 아직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공수처 역시 이 고검장 공소장 유출 사건을 수사하면서 지난달 26일과 29일 두차례에 걸쳐 검찰 내부 이메일과 메신저 등을 확보하기 위해 대검 정보통신과를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공수처가 광범위한 압수수색에도 공소장 외부 유출 관련 자료나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자신들을 대상으로 표적수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수사팀은 "감찰부는 충분히 진상을 파악하고 있음에도 검찰 구성원들이 무고하게 수사받고 대검이 수시로 압수수색 당하는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공수처 수사와 대검 감찰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과 관련해 전 수원지검 수사팀이 입장문을 발표하는 등 언론에 보도된 상황을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사필귀정으로 귀결될 것이니 검찰 구성원들은 적법절차준수 및 인권보호에 더욱 신경써, 법과 원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직무수행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총장은 다만 "최근 (공수처의) 대검 압수수색에 대한 검찰 구성원들의 여러 의견에 대해서는 이미 적절한 방법으로 관련 기관에 전달한 바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예세민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최근 여운국 공수처 차장에게 전화해 전 수원지검 수사팀과 검찰 구성원 등의 항의와 우려를 전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대검 감찰부와 관련해서는 "총장이 결국 뒷짐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감찰이 상왕이고, 총장은 허수아비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마당에 안 하느니만 못한 이야기"라며 "검찰청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검찰총장은 검찰 사무를 총괄한다'는 규정을 스스로 포기한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는 "이미 끝난 감찰 건으로 다시 수사를 받는 것이 공소장 유출자를 찾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별건을 잡기 위한 탐색으로 받아들여져 당사자들은 답답할 것"이라며 "총장은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수사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검사들을 지켜줘야 하는데 그럴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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