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41% 깎여... 월급 180만원 법원 전산 노동자들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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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41% 깎여... 월급 180만원 법원 전산 노동자들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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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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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착취의 지옥도, 그 후]
<20>공공부문 가이드라인, 사법부에는 적용 안 돼
800명가량 전산 노동자, 중간 착취 여부 알 수 없어
법원행정처, 할인율 적용해 임금 대폭 깎기도

11월 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법원 전산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법원에서 등기전산장비 유지보수 업무를 하는 김창우(38)씨는 매월 185만 원가량을 손에 쥔다. 올해 2월, 그의 월급은 최저임금 언저리인 201만2,180원(세전). 여기서 세금과 4대 보험료를 빼면 그렇다. 전년 연차 미사용 수당이 추가되는 1월을 제외하곤 2~12월 임금은 대체로 동일하다.

법원행정처가 업무를 위탁한 A업체 소속인데, 업체의 용역비 산출 명세서에는 직접인건비로만 1인당 월 426만 원이 책정돼 있다. 소프트웨어(SW) 기술자 용역 단가를 적용받은 액수다. 그런데 왜 절반 이상 깎였을까.

무엇보다 법원행정처와의 계약에서 41%가 깎였다. 이른바 '특별 할인'이다. 여기에 직급이 높은 인력에게 임금을 더 얹어주는 업체의 내부 조정이 있어서 그의 월급은 조금 더 깎였다.

법원행정처는 41% 할인이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공공계약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에 따라, 최저입찰가격이 '낙찰하한율'을 준수해야 하지만 수의계약은 이를 준수할 필요가 없다. A업체는 법원행정처와 12년째 수의계약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법원 전산직 노동자들이 11월 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불투명한 입찰구조로 인해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할인율은 업체 측에서 정해왔다"고 말했다. A업체 측은 "조건이 맞기에 계속 참여를 해온 것이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조건이) 나빠지더라도 계속할 수밖에 없다"면서 "일감 수주를 못 하면 유지보수 인력들을 계속 끌고 가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법원으로부터 등기전산장비 유지보수 민간위탁을 받은 A업체의 2021년 용역비 산출 명세서. 직접인건비에 특별할인 41%가량이 들어간다고 명시돼 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법원은 이 문제를 원칙적으로 풀지 않고, 비현실적인 인력 운용을 종용하며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법원 전산직 노조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A업체가 맡은 등기전산장비 유지보수 운영 사업의 내년(2022년) 제안요청서에서 인력을 '최소 33인'에서 '최소 17인 이상'으로 바꿨다. 다른 조건은 이전과 동일하고 업무량이 줄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현재 해당 업무를 맡고 있는 인력은 총 35명이다.

법원행정처는 "용역 원가와 기획재정부에서 주는 예산의 차이가 벌어지다보니까 (인력 조정이) 불가피했다"라고 설명했다.


노조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2022년 등기전산장비 유지보수 운영 사업 제안요청서에서 최소 인력을 기존 33명에서 17명으로 줄였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간접고용된 법원 전산 노동자는 총 800명가량. A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정보공개청구 등으로 용역 원가를 알았으나 총 15개 업체에 각기 소속된 다른 노동자들은 할인율이나 혹시 발생하고 있을지 모를 업체의 중간 착취 여부도 모른다.

정부의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과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은 공공부문에 적용되지만, 정의의 여신 디케상(像)이 우뚝 선 법원은 예외다.

고용노동부 공공기관노사관계과 관계자는 "공공부문 용역·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는 사법부 등에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삼권분립 원칙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혹시 법원이 자발적으로 공공부문 가이드라인을 준용하는지 확인해봤다. 법원행정처 관계자에게 '전산 노동자에게 지급된 임금을 확인했느냐'라고 묻자 "일감 자체를 민간위탁하는 계약이므로 비용의 어느 정도를 인건비나 이윤으로 쓰는지는 위탁 회사의 재량"이라고 했다. 고용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별 노동자에게 지급된 임금을 확인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답했다.

지난달 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에 나선 노동자들은 "법 앞에 평등이라는 가치는 법원 전산유지보수 노동자들에게는 너무 가볍게 무시된다. 대신 비정규직 남용과 중간 착취, 법 앞의 사각지대는 우리들을 무겁게 짓누른다"고 외쳤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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