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85세. 연주곡 7000여곡에 달해
전설적인 아코디언 연주자 심성락(본명 심임섭)씨가 지난 4일 별세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85세.
고인은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아코디언 연주자이자 전자오르간 연주가다. 패티킴, 이미자, 조용필, 나훈아, 이승철 등 당대 최고 가수들의 음반에 참여했다. 가요부터 영화음악까지 한국음악실연자협회에 등록된 연주곡이 약 7,000여곡에 달한다. 예명인 성락(聲樂)은 '소리로 세상을 즐겁게 한다'는 의미로 고인이 직접 지었다.
1936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고인은 해방 후 부산에서 자랐다. 1953년 부산 경남고에 입학해 처음 아코디언을 접했다. 부산 KBS 노래자랑 프로그램에서 반주자로 일하기 시작해 21살에 육군 군예대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연주가의 길을 걸었다. 어린 시절 사고로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남들보다 짧지만 그만의 네 손가락 운지법을 만들어 연주의 어려움을 극복해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줬다.
1965년 한 레코드 사장을 따라 상경해 작곡을 시작했고, 색소폰 연주자 이봉조와 호흡을 맞춰 낸 음반 '경음악의 왕'이 성공하며 인기를 얻었다. 이후 이봉조의 소개로 서울 궁정동과 삼청동 총리공관을 오가며 당시 김종필 총리에게 전자오르간 사용법을 가르쳤다. 그 인연으로 박정희·전두환·노태우 대통령 시절까지 청와대 행사에서 전자오르간 악사로 활동했다.
고인은 2009년 첫 공식 앨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발표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봄날은 간다' '달콤한 인생' 등 영화·드라마 삽입곡들과 함께 새 창작곡을 담은 앨범이다. 아코디언과 전자오르간 연주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2010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 특별상, 2011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고인의 장례는 기타리스트 윤영인씨가 위원장을, 이유신·송순기·김원용·김지환·함춘호 등 후배 연주자들이 위원을 맡아 연주인장(葬)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경기 남양주시 백련장 장례식장 2호실. 발인은 9일 오전 6시. 장지는 경기 이천시 한국SGI 평화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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