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12월 4일 미국 워싱턴 의사당 중앙홀에서 밥 돌 전 미국 상원의원이 휠체어에 앉은 채 고인이 된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의 관을 앞에 두고 묵념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상원 원내대표 등을 지낸 ‘거물 정치인’ 밥 돌 전 상원의원이 5일(현지시간) 폐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98세.
AP통신·CNN방송 등에 따르면 돌 전 의원의 가족은 이날 성명을 통해 “로버트 조셉 돌 상원의원이 오늘 오전 98세로 숨졌다. 그는 76년 동안 미국을 위해 봉사했다”고 발표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엘리자베스 돌 전 상원의원과 딸 로빈 돌이 있다.
돌 전 의원은 지난 2월 폐암 4기를 선고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치료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조 바이든(민주) 미 대통령은 사전 예고도 없이, 암 투병 중인 돌 전 의원의 병문안에 나서, 당파를 뛰어넘는 우정을 보이기도 했다.
1923년 캔자스주(州)에서 태어난 돌 전 의원은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출신이다. 당시 오른쪽 어깨에 포탄을 맞아 큰 부상을 입었고, 이후 오른팔을 거의 쓰지 못했다. 1997년 미국 최고의 영예인 대통령 자유 메달을, 2018년에는 의회가 수여하는 최고의 상인 의회 금메달도 각각 받았다.
돌 전 의원은 1961~1969년 하원에서, 1969~1996년 상원에서 총 35년간 캔자스주를 대표하는 의원으로 활동했다. 특히 1985년부터 1996년까지는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로 활약했다. 이를 발판으로 수차례 대선에 도전했으나, 꿈을 이루진 못했다. 1980년과 1988년 공화당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고, 1996년에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본선에 나서기도 했지만 빌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건강 때문에 수차례 힘겨운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1991년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데 이어, 2001년 복부 대동맥류 수술을 받았다. 2005년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고, 2009년에는 다리 부위에 또 한 차례의 치료를 받은 적도 있다.
미국 정치권 인사들은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종종 의견이 달랐지만, 돌은 가장 중요할 시기에 나와, 그리고 민주당원들과 함께 일하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미트 롬니 상원의원도 트위터에 "가장 위대한 세대를 생각할 때면 나는 조국을 위해 평생을 바친 밥 돌 상원의원을 떠올린다. 친구여, 편히 쉬세요"라고 썼다.
현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은 "진정한 미국의 영웅"이라며 돌 전 의원을 칭송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그에 대한 추모의 뜻으로 의사당에 반기를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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