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화상 통화 정상회담 7일 개최 발표
러시아군 9만, 우크라 국경 집결
갈등 해법 찾지만 완전 해결 난항 예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6개월 만에 다시 만난다. 비록 화상 통화 형식 회담이기는 하나 동유럽 긴장 해소의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러 간 감정의 골이 깊어 양국 관계 완전 회복의 계기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국 백악관과 러시아 크렘린궁은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화상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양 정상은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개선 필요성에 공감대를 마련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신경전이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병합한 데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우크라이나 접근을 구실로 주변 국경에 병력을 집결하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3일 러시아가 내년 초 17만5,000명의 병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위성사진과 정보 문건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 전투전술단 50개가 4개 지역에 집결해 있고 탱크와 대포도 새로 배치했다는 것이다. 앞서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도 러시아가 자국 국경에 9만2,000명 이상의 병력을 집결시켜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4일 흑해 상공을 비행하던 미군 RC-135V 정찰기 등이 민간 여객기 항로에 침범하고 러시아 전투기가 긴급 이륙해 감시 비행을 펼치는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이 전하기도 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이 같은 긴장 상태 해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이뤄지는 러시아의 군사 활동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강조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주권 및 영토 통합성에 대한 미국의 지원도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옛 소련권 지역으로 나토가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진(東進) 금지 보장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나토 미사일 시스템이 배치되는 것을 러시아는 ‘레드 라인(금지선)’으로 삼고 있다. 두 정상은 또 사이버 해킹, 아프가니스탄 이란 시리아 등 지역 현안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가능성을 낮추더라도, 갈등 완전 해소까지는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6월 스위스 정상회담 직후 양국 주재 대사가 복귀하고 러시아 기반 사이버 해커 조직의 미국 공격이 중단되는 등 잠시 훈풍이 불기는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자국 주재 상대국 외교관 추방전을 이어가며 대결 기조를 멈추지 않는 등 갈등의 뿌리가 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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