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꿀벌 잡는 ‘양봉업자’다웠다. 손흥민(29·토트넘)이 노란색 유니폼의 브렌트포드를 상대로 자책골 유도와 리그 5호골을 성공시키는 등 원맨쇼를 펼치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팀의 2골에 모두 관여하며 승리를 이끈 손흥민은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로 뽑혔다.
손흥민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포드와의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20분 2-0을 만드는 쐐기 골을 기록했다. 앞서 전반 12분에는 그의 크로스가 상대 자책골로 이어지면서, 손흥민은 이날 토트넘의 모든 득점에 관여했다.
10월 18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한 골을 넣은 뒤 정규리그에서 득점이 없던 손흥민은 이로써 다섯 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손흥민의 활약을 앞세워 토트넘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에서 EPL 2연승을 달리며 리그 6위(승점 22)로 올라섰다. 콘테 감독 부임 후 토트넘은 리그에서 2승 1무를 거뒀다.
해리 케인, 루카스 모우라와 함께 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손흥민은 ‘양봉업자’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손흥민은 독일 프로축구에서 활약할 당시부터 벌을 상징으로 사용하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노란 유니폼을 입은 상대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손흥민의 '양봉업 경력'은 잉글랜드로 무대를 옮긴 뒤에도 이어졌다. 손흥민은 이날도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브렌트포드를 상대로 맹활약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브렌트포드 역시 엠블럼에 꿀벌이 들어가 있으며, 팀 애칭도 꿀벌(The Bees)이다.
토트넘은 비교적 이른 시간 상대의 자책골로 리드를 잡았다. 전반 12분 손흥민의 크로스가 상대 자책골을 유도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세르히오 레길론과 짧게 공을 주고받은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이 공이 브렌트포드의 세르히 카노스 머리에 맞고 골대 안으로 향했다. 공식적으로 브렌트포드의 자책골이 되면서 손흥민의 리그 2호 도움으로 기록되진 않았다.
이후에도 손흥민은 토트넘 공격을 주도하며 브렌트포드의 골문을 위협했으나 전반에는 추가 골이 나오지 않았다. 손흥민은 전반 21분 세트피스에서도 날카로운 패스를 올렸지만, 수비수 에릭 다이어의 머리에 닿지 않으면서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36분에는 드리블 돌파 이후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왼발 슛을 날렸는데, 페르난데스 골키퍼가 팔을 쭉 뻗어 가까스로 막아냈다.
하지만 손흥민은 후반 20분 토트넘의 역습 과정에서 추가 골을 책임졌다. 케인이 하프라인 뒤에서 내준 패스를 레길론이 받아 왼쪽 측면으로 질주한 뒤 크로스를 올렸고, 손흥민이 문전으로 달려들며 오른발로 가볍게 차 넣어 마무리했다.
승기를 잡은 토트넘은 후반 42분 손흥민을 스테번 베르흐바인으로 교체했고, 결국 상대 공세를 잘 막아내고 2골 차 승리를 가져갔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고 평가한 그는 “아름다운 골이 나왔지만, 이는 다 팀 동료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나는 가장 쉬운 일을 했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브렌트포드전 활약에 대해 현지 매체의 극찬이 이어졌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은 콘테의 방법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언급하며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영국 이브닝스탠다드는 “위협적인 모습으로 그 동안의 조용했던 활약을 끝냈다. 코너킥 상황에서 좋은 볼 처리와 선제골을 이끈 크로스를 선보였고 쐐기골도 성공시켰다”며 손흥민에게 팀내 최고 평점인 8점을 부여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팬 투표를 바탕으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선정한 경기 최우수선수(킹 오브 더 매치)에 시즌 5번째 이름을 올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