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근 선발 투입 후 KB손보 3연승 질주 중... "난 비중 높은 선수 아냐... 분위기 바꾸려 노력할 뿐"
KB손해보험은 2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V리그 OK금융그룹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 역전승을 거두고 3연승을 질주했다. 순위도 6위에서 3위로 세 계단이나 점프했다.
수비형 레프트 정동근의 보이지 않는 활약이 컸다. 정동근은 이날 득점은 5점에그쳤지만 서브가 좋은 OK금융그룹을 맞아 리시브 효율 20%에 어려운 디그도 6개나 건져내며 팀 승리에 톡톡히 일조했다. 공격에서도 범실이나 블로킹 셧아웃 없이 성공률ㆍ효율을 모두 62.5%로 가져갔다. 후인정 KB손보 감독은 정동근에 대해 “팀이 좋은 팀이 되려면, 화려하진 않지만 코트 안에서 자잘하고 궂은 일 맡아줄 선수가 필요하다”면서 “그 임무를 정동근이 잘 해주면서 팀 성적도 좋아지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동근이 선발 레프트로 나온 뒤부터 KB손해보험은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승리 요정’이란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정동근은 그러나 “내 역할은 크지 않다. 운이 좋은 것 뿐”이라며 몸을 낮췄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는 실력도 부족하거니와 레프트에서 공격 비중이 큰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강서브를 넣는 것도 아니다. 역할도 많지 않다. 사실 잘 안 보이는 선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팀 분위기가 처졌을 때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 이런 제 마음을 동료들이 알아줘 힘을 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잘 하겠다는 생각보단 ‘범실을 하지 말자’ ‘팀에 마이너스가 되진 말자’는게 목표라고 했다. 정동근은 “우리 팀에는 (결정력이 좋은) 케이타와 (김)정호가 있다. 센터진 공격력도 좋다”면서 “내가 리시브만 잘하면 (세터 황)택의가 볼 분배를 잘하니까, 내가 수비와 리시브에서 범실을 하지 않으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소박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얘기다. 그래서 매 경기 120%의 힘을 쏟아 붓는다고 했다. 그 때문인지 정동근은 이날 경기 도중 블로킹을 하다 두 다리에 경련이 나는 바람에 경기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박진우와 정민수의 부상에 이어 이날만 세 번째 경기 중단이었다. 정동근은 "사실 이전부터 조금씩 다리에 이상이 느껴지긴 했지만, 앞서 (박)진우 형은 머리를 다쳐 경기가 중단됐고 (정)민수형도 쥐가 나서 경기가 지연됐다. 나까지 코트에 누우면 일부러 분위기를 끊으려고 ‘침대 배구’를 한다고 비난 받을까봐 꾹 참았는데 결국 나도 쥐가 나 버렸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러면서 “그런데 두 다리 한꺼번에 쥐가 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절대 엄살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코트 밖에서의 노력도 120%다. 실제로 정동근의 두 손바닥에 두꺼운 굳은 살이 박혀 있었다. 중량 훈련을 빠짐 없이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몸이 커지는 웨이트가 아니라. 배구에 필요한 코어 운동 위주의 웨이트”라며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고 있고 효과도 있는 것 같다”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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