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소비, 투자 꺾인 탓
실질 GNI도 5분기 만에 감소
4분기 1.03% 돼야 4.0% 가능
3분기(7~9월) 우리 경제가 전 분기에 비해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7월 초 본격화된 코로나19 4차 대유행 여파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타격을 입은 탓이다. 최근에는 '오미크론' 변수까지 갈 길 바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으면서 앞서 전망된 연 4% 성장률 달성에 먹구름이 끼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확산, 공급 차질에 3분기 성장률 0.3% 그쳐
한국은행은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잠정치)이 전 분기보다 0.3% 성장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10월 나온 속보치와 동일한 결과다. 분기 성장률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1분기(-1.3%)와 2분기(-3.2%)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3분기 들어 본격화된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3분기 성장률은 올 1분기(1.7%)와 2분기(0.8%)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민간소비 등 둔화된 내수경기가 성장률을 갉아먹었다. 국내총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0.2% 감소했다. 다만 앞선 속보치(-0.3%)보다는 0.1%포인트 높아졌다. 글로벌 공급 차질 여파에 3분기 설비투자는 -2.4%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건설투자도 3.5% 뒷걸음질쳤다.
그나마 수출이 석탄·석유제품,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1.8% 늘면서 3분기 성장률을 떠받쳤다. 수입은 자동차 등 운송장비 등이 줄면서 0.7% 감소했다.
3분기 GDP가 가까스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우리 국민이 벌어들인 수입은 1년여 만에 뒷걸음질쳤다.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470조8,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0.7%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2.0%) 이후 5분기 만에 감소세 전환이다. GNI는 국내 경제주체가 국내외에서 생산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의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한은은 3분기 국내 기업이 해외로부터 받은 배당수입이 전 분기보다 감소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쇼크에 "4% 달성 낙관 못해"
3분기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앞서 한은이 전망한 연 4% 성장률 달성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연간 성장률 4.0%를 달성하기 위해선 올 4분기 성장률이 1.03% 이상이 나와줘야 한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5,000명을 웃도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데다, 지난달 말 예상치 못한 오미크론 변수까지 겹쳐, 국민들은 재차 지갑을 닫고 기업들도 투자를 미룰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거리두기가 재차 강화될 경우 민간소비 위축이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오미크론 변수에) 무역수지 타격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4% 달성을 마냥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은 낙관론을 접지 않았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위드 코로나 영향으로 4분기 민간소비가 높은 증가율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의 건설투자 관련 재정집행이 4분기 중 예정돼 있어 건설투자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오미크론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은 커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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