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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오른 품목이 없다"... 소비자물가 10년 만에 최대 3.7%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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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오른 품목이 없다"... 소비자물가 10년 만에 최대 3.7% 상승

입력
2021.12.02 17:30
수정
2021.12.02 18: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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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류 상승·채솟값 반등… 상승폭 확대
유류세 낮췄지만 지수 개편·공급망 변수
12월 물가 안정 장담 못해

11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절임배추 물량 소진 안내 문구가 게시되어 있다. 절임배추는 이른 시간부터 구매를 위해 대기하던 시민들에 의해 이날 오전 물량이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11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절임배추 물량 소진 안내 문구가 게시되어 있다. 절임배추는 이른 시간부터 구매를 위해 대기하던 시민들에 의해 이날 오전 물량이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10월 3%대로 오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에는 상승폭을 더 키우며 3.7%까지 뛰었다. 2011년 12월 이후 약 1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기름값에서부터 식료품, 서비스 물가까지 사실상 전 품목이 올랐다. 지난달 중순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 조치가 12월 물가를 다소 진정시킬 수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변이 바이러스 출연 등의 변수로 향후 물가가 더 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름값에서 서비스요금까지 다 올랐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오른 109.41(2015년=100)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12월(4.2%) 이후 9년 11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10월(3.2%)에 이어 두 달 연속 3%대 상승이기도 하다.

주요 부문별 소비자물가 등락률

주요 부문별 소비자물가 등락률

그동안 상승세를 이끌었던 석유 등 공업제품뿐 아니라 채솟값, 서비스물가 모두 상승폭을 키웠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 3.7% 중 기름값이 1.31%포인트를 차지하고 농축수산물(0.64%포인트), 개인서비스(0.96%포인트) 몫도 크다.

석유류 가격은 35.5% 올랐는데 이는 2008년 7월(35.5%) 이후 최대 폭이다. 이 영향으로 공업제품 가격도 5.5%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10월 0.2%에서 지난달 7.6%로 상승폭을 키웠다. 특히 10월에는 17.4% 하락했던 채소류가 지난달에는 9.3%나 뛰었다. 11월 채솟값이 10월보다 오른 것은 2003년 이후 18년 만이다.

유가와 식료품 가격 상승은 외식물가를 3.9%나 끌어올렸고, 개인서비스 물가(3.0%) 상승으로 이어졌다. 10월에 비해 물가 상승폭이 둔화된 품목은 통신비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진 공공서비스(5.4%→0.6%) 정도다.

소비자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만 모아놓은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5.2% 올랐다. 특히 채소류 가격 상승 영향으로 식품 물가는 5.4%나 상승했다. 소비자의 체감은 물가상승률보다 더 팍팍한 것이다.

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9.41(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9.41(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 연합뉴스


12월 안정도 장담 못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연간 물가상승률은 한은(2.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4%) 전망치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도 “12월 내내 서민 생활물가가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되도록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12월 물가가 3.0%만 넘어서도 연간 물가는 2011년(4.0%) 이후 가장 높은 2.4%를 기록하게 된다. 2%대 물가를 기록하는 것도 2012년(2.2%) 이후 처음이다.

기름값은 유류세 인하 효과를 누리며 상승세가 다소 둔화될 수 있다지만, 그동안 원재료 가격 상승에 수요 증가 영향까지 더해지며 시나브로 올랐던 서비스 물가 등은 여전히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물가지수도 지난달 2.3% 올랐다. 당분간 이 수준의 물가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다음 달로 예정된 소비자물가지수 개편도 변수다. 고등학교 납입금이나 학교급식비 등 ‘무상교육’ 관련 품목은 물가지수에서 빠지고, 대신 마스크, 식기세척기, 전기차 등이 포함된다. 소비가 늘어나는 품목이 많아지고 그간 물가를 낮춰왔던 품목이 빠지니 물가지수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최근 해외에서 확산하는 오미크론 변이는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을 낮추며 물가 상승 폭을 둔화시킬 수 있다. 이는 세계 경기가 다시 위축됨을 의미하는 것이라 반갑지만은 않다.

피치나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은 오히려 오미크론이 인플레이션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으로 노동력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되며 공급 가격이 더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이 지속되다 보니 정부에서도 쓸 만한 카드가 한정적일 것”이라며 “오미크론으로 인한 수요 위축 효과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공급망 훼손, 환율 등에 인한 상승 압력이 더 커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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