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거래량도 연중 최저
집값 상승,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 여파
내년 3월 대선까지 관망세 지속 전망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올해 최저치를 찍었다. 7월만 해도 4,701건이 거래됐던 것이 3개월 새 반토막 났다. 아파트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거래절벽’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분위기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308건으로 전달(2,702건)보다 약 400건 더 줄었다. 이는 2019년 3월(2,282건)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누적 거래량(3만9,880건)도 2012년 같은 기간(3만2,970건) 이후 9년 만에 가장 적다. 아파트보다 저렴한 빌라의 매매 거래량 역시 4,099건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수세도 한풀 꺾였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 통계를 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2주 연속 떨어져 98.6을 찍었다. 이 지수는 100 미만인 경우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수세가 줄면서 재고 매물은 쌓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10월 중순까지 4만 건을 밑돌던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이달 1일 기준 4만5,000건을 돌파했다. 서울 동작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매물이 늘었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거래절벽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시장에선 매수자와 매도자 간 팽팽한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다. 매수자는 고점 인식 속에 대출 규제로 집을 살 여력이 안 되고, 매도자는 집값을 낮춰 팔 생각이 없는 형국이다. 내년 3월 대선 결과에 따라 부동산 정책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관망세도 짙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다만 공급 가뭄 여파와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등으로 시장 불안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실이 집계한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3만900가구로 올해(4만5,380가구)보다 크게 줄어들고, 한 해 적정수요(4만7,604가구)에도 한참 못 미친다. 여기에 내년 8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세입자가 임대 시장에 나오면 전세난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내년 대선을 치르기 전까지 아파트 거래량은 주춤할 수 있다”면서도 “내년 신규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와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등으로 주택 시장 불안정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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